6·1 지방선거 서울 구청장 자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선거에서 최소 3번 이상 내리 이겨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서울 구청장 25곳 중에서 경합 지역을 석권하면 최대 20곳까지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과반 승리’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현실적 목표인 9~10곳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4년 전 선거 때는 민주당이 25곳 중 24곳에서 이겼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썸 캠프'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서울시 구청장 후보자들과 만세를 하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은 서울 25곳 중 9곳을 우세, 11곳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은 “전체 판세는 약간 우세 정도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우세 지역으로 분류한 곳은 강남, 강동, 동작, 서대문, 서초, 송파, 양천, 용산, 종로 등 9곳이다. 경합 지역은 강북, 강서, 광진, 구로, 도봉, 동대문, 마포, 성동, 성북, 영등포, 은평 등 11곳이다. 국민의힘이 우세 또는 경합으로 분류한 지역 중 강동, 동작, 서대문, 용산, 종로(이상 우세), 강북, 강서, 광진, 구로, 도봉, 동대문, 마포, 성동, 성북, 영등포, 은평(이상 경합) 등 16곳이 민주당이 내리 3번 이상 구청장 선거에서 이긴 곳이다.

국민의힘은 우세 지역은 물론이고 경합 지역에서도 최소 5곳 이상은 이길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서울 25곳 중 14곳에서 이겼고, 경합지 11곳 중 5곳(광진, 동대문, 마포, 성동, 영등포)이 여기에 포함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성북의 경우 대선에서는 졌지만 구청장 후보로 체급이 높은 전직 의원(정태근)이 나온 만큼 승리를 기대해볼 만하고, 중구는 접전 양상이지만 대선에서 이긴 지역이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서울 25곳 중 중구, 중랑, 노원, 금천, 관악 등 5곳 정도만 우세 지역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20곳 중 15곳을 경합으로 본다고 하기는 했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경합 열세’인 지역이 많다”고 했다.

망원월드컵시장 찾은 송영길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월드컵시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기동민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겠다는 말만 하겠다”며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늘 우세했던 곳에서 경합이거나 열세인 경우가 많아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투표 결과는 다를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당시 윤석열 후보를 11곳에서 이겼다며 ‘11곳 이상 승리’를 현실적 목표로 제시했다. 민주당 서울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 대선 때 민심이 뒤바뀔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9~11곳 정도를 이기면 정권 견제에 성공한 것이고 충분히 선방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대문 영천시장 찾은 오세훈 - 국민의힘 오세훈(왼쪽에서 셋째)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내에서는 현역 구청장들이 오랜 기간 일하며 다진 지역 표심과 조직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지역을 샅샅이 훑고 있기 때문에 결국 투표 지지층 결집에서 민주당이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반대로 ‘과반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지방선거 때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였던 과거 사례를 걱정하고 있다. 박성중 의원은 “지방선거는 대선보다 투표율이 낮아서 민주당이 대선 때보다 5%p 정도는 높은 득표를 할 것으로 본다”며 “긴장을 늦추면 진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