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정치인 SNS 계정이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인스타그램 부계정 ‘영기리보이’(0giriboy)다. 유명래퍼 기리보이와 송영길의 이름을 합친 ‘영기리보이’는 송 후보 보좌진들이 운영 중이다.
프로필을 보면, 송 후보는 ‘서울시장 연습생’ ‘개 산책시키는 사람’으로 소개돼 있다. 밑에는 “전지적 보좌진 시점. 소속사에서 직접 운영합니다. 송영길, 송시시(송 후보 반려견) C컷 모음”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C는 Cute(귀여운)의 약자다.
23일 오전 9시 기준, 게시물 수는 84개. 대부분 셀프디스성 게시물이다. 첫 번째 게시물로는 파란색 비니를 쓰고 있는 카카오 인기 캐릭터 튜브 사진이 올라왔는데, 이는 지난 대선에서 ‘망치 피습’으로 머리를 다쳐 파란색 비니 모자를 쓴 송 후보를 연상케 한다.
보좌진들은 공식 SNS 계정에서는 볼 수 없는 송 후보의 미공개 사진을 올린 뒤, 이에 맞는 적절한 인터넷 유행어·유머성 멘트 덧붙인다.
이발하고 있는 송 후보 사진에 “어쩐지 남들보다 손이 더 많이 가는 손님”이라고 했고, 편한 옷을 입고 군고구마를 먹는 송 후보 사진엔 “누가 우리 영길이 굶겼냐”라고 적었다. 미용실 흰색 가운을 입은 채 웃고 있는 송 후보 사진엔 “나보다 늙은 내새끼 영길. 의문의 애기상”이라고 적었다.
보좌진들은 송 후보의 외모를 유머 소재로 삼았다. 작업복을 입고 군자차량기지 철도정비창을 둘러보고 있는 송 후보 사진엔 미쉐린 타이어 마스코트인 비벤덤과 닮았다고 놀렸다. 매번 송 후보 사진에 얼굴이 크다고 놀리면서도, 애정이 담긴 멘트를 꼭 덧붙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토론을 앞두고 메이크업을 받는 송 후보 사진엔 “오늘은 사랑하는 내 친구 후니(오세훈)를 만나는 날. 난 번쩍번쩍 빛나는 영길공주지만, 잘생긴 후니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아침부터 꽃단장을 했다”며 오 후보 얼굴을 칭찬하기도 했다.
영기리보이 계정은 정치 성향과 관련 없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인터넷 유행어에 익숙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맥락 없는 ‘B급 병맛’ 게시물에 열광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트위터 등에는 영기리보이 인스타그램 게시물들이 캡처돼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영기리보이 계정 팔로워 수는 4300명으로, 송 후보 본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1만5100여명)보다 적지만, ‘좋아요’ 수는 훨씬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