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후보 photo 뉴시스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photo 뉴시스

오는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지역에서 ‘대선주자급 거물의 새 도전’ ‘인천 토박이의 재도전’ 등으로 불린다. 이 지역구에도전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를 각각 지칭한 말이다. 윤 후보의 경우 동네 의사 출신으로 계양을 선거 출마만 세 번째다.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 후보의 대항마로 나섰다. 이들 두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유동인구가 많은 인천 계양구 임학사거리 한편에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지난 5월 17일 평일 오전만 해도 이곳을 찾는 자원봉사자와 지역민들이 적지 않았다.

양 후보가 각 사무소에 내건 현수막 문구는 다음과 같다. ‘일하겠습니다’(이 후보 측), ‘계양만 보고 갑니다’(윤 후보 측). 이 후보의 경우 최근 언론 인터뷰나 유세 등에서 자신의 계양을 선거 출마를 당위적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 현수막에 함축적으로 녹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5월 16일 SBS 인터뷰에서 “저는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고 (대통령 선거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했던 사람이고, 민주당 지지자분들께서는 출마를 하되 전국 지원이 가능한 인천으로 가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실제 거리에 나서면 무연고에 대한 반감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이 후보 개인 입장에선 더 어려운 선거다. 분당을에 출마해 당선을 노려볼 수도 있지만 경기도, 서울과 인접한 인천 지역 출마로 전체 선거를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독배와도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에 대한 당의 지원은 상당하다. 중앙당과 국회에서 지원 나온 인사들이 2개 층에 열을 맞춰 상주 중이다.

그렇다 보니 윤 후보 측에선 ‘계양구민 대 비계양구민’ 등의 프레임이나 ‘인천 연고’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중앙의 지원에 올라타기보다는 소수로 골목을 누비며 진정성을 갖고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윤 후보는 국민의힘 계양을 당협위원장직에 있으면서 지난 20·21대 총선에도 출마했었다. 윤 후보는 두 선거에서 모두 낙선했지만, 득표율은 당시의 정당 지지도보다 높은 31%, 38%를 각각 기록했다. 인천 지역에서 25년간 내과의원을 운영한 만큼 평판 또한 나쁘지 않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다. 당초 당에서 후보로 거론되던 윤희숙 전 의원을 결국 계양을에 공천하지 않은 것도 윤 후보의 이 같은 이력을 감안했다는 말이 나온다. 해당 선거가 당대당 경쟁으로 전락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중도에 가까운 진보층에선 오히려 이 후보보다는 윤 후보를 밀어보자는 기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당시 나타났던 이 후보에 대한 강한 반감이 이번 재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 5월 18일 오후 선거사무소 근처에서는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한 ‘이 후보 낙선 운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윤 후보 측은 역대 계양을 선거 중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승리한 지난 2010년 재보궐선거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이 딱 그때라 본다”고 했다. 당 내부에선 계양을을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하는 만큼 지난 5월 16일 이준석 대표에 뒤이어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등도 현장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가 지난 19~20일 이틀간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 지지율은 49.5%, 이 후보는 45.8%를 기록했다. 격차는 오차범위내인 3.9%포인트다. 오차범위 안이지만,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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