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충북지사 선거는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노영민(64)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을 지낸 국민의힘 김영환(67) 후보가 맞붙는다. 전·현직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후보 간 맞대결이 되면서 윤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간 대리전 성격을 갖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두 사람은 모두 청주가 고향이고, 청주고·연세대 선후배 사이다. 노 후보가 아동 양육수당 지급을 공약하자 김 후보는 더 많은 금액의 양육수당 지급을 약속하는 등 신경전이 치열하다.

그래픽=송윤혜

[민주당 노영민 후보]

노영민 민주당 충북지사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오전 청주시환경관리원센터 직원들을 격려한 뒤, 봉명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했다. 이어 출정식을 갖고 오후에는 지역 방송 토론회에 참석했다. 노 후보는 지난 18일 본지 인터뷰에서 “저는 충북을 떠난 적이 없고, 지역 사정을 잘 알아 충북을 발전시킬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충북 청주 흥덕을에서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주중 대사도 지냈다.

노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저출생 극복’을 앞세웠다. 2021년 충북에서는 8200명의 아이가 출생했는데, 이는 전년도에 비해 4.7% 감소한 것이다. 충북의 출생아수 감소율은 전국 평균(4.3%)보다 높다. 노 후보는 “충북의 합계출산율을 0.95명에서 1.5명으로 높이기 위해 2023년부터 신생아를 대상으로 5세까지 매월 70만원씩 아동양육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4년간 65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도가 40%, 시군이 60%씩 비용을 분담하겠다고 했다. 노 후보는 또 “노인들이 소득이 거의 없는데도 재산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연금이 깎이는 경우가 있다”며 “소득이 적은데 기초연금이 깎이는 노인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도가 별도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는 “충북의 남부와 북부 일부 지역에서 ‘대전, 강원, 경북으로 편입되는 게 낫겠다’는 말이 나오는 등 지역 간 불균형이 심하다”며 “충청권 내륙 고속화도로(영동~단양)와 청주 도심 관통 충청권 광역철도(오송∼청주공항) 등을 조속히 완공시켜 도내 전역을 촘촘하게 잇고, 균형 있게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중부권 최대 놀이 테마파크 유치 공약도 제시했다. 편리한 교통과 지리적 중심에 있는 장점을 살려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노 후보는 “단순 놀이시설 조성을 넘어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일석삼조’ 효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 후보는 “김 후보님은 경기도에서 오래 정치를 하다 50년 만에 귀향하셨는데 지역에 대한 이해는 저보다 부족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는 19일 아침 청주에서 출근길 거리 인사를 한 뒤 출정식을 갖고, 오후에는 지역 방송 토론회에 참석했다. 김 후보는 지난 18일 본지 인터뷰에서 “중앙에서 정치하며 고향을 잊은 적이 없다”며 “국회의원, 장관 등을 하며 쌓은 인맥을 활용해 역동성을 잃어가는 충북 도정에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했다. 그는 경기 안산갑에서 15·16대, 경기 안산상록을에서 18·19대 국회의원을 각각 지냈다. 2001년 과학기술부 장관도 했다.

김 후보는 새 정부와 잘 소통하고 예산 지원도 많이 받아내는 ‘힘 있는 여당 도지사’를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강점을 묻자 “국회의원과 장관, 치과 의사 경험을 살려 꾸준히 정책을 준비해 왔다”며 “참신한 공약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얻겠다”고 했다.

그의 대표 공약은 ‘의료비 후불제 도입’이다. 도가 기금을 출연해 가칭 ‘착한은행’을 만들고, 경제난에 처한 환자의 신청을 받은 착한은행이 병원비를 선지급한다. 이후 환자가 은행에 병원비를 장기 할부로 갚게 하는 방식이다. 의료 복지 차원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이 의료비가 버거워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김 후보는 또 “아동 양육수당을 5세까지 매월 100만원씩 지원하고, 출산수당도 10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노 후보보다 더 두껍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농촌 인력 부족을 해결하고자 도시 인력을 농촌에 공급하는 ‘농촌 인력은행’ 운영, 대청호·충주호·괴산호 등을 연계해 호수 관광을 활성화하는 ‘충북 레이크파크’ 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카이스트 바이오메디컬 캠퍼스를 충북 오송에 유치하고, 카이스트 부설 과학영재고등학교 설립 추진 등도 공약했다.

김 후보는 노 후보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일하며 부동산 정책 실패 등에 많은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는 “12년간 민주당이 독식한 충북 도정에 변화를 바라는 도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 주실 것”이라며 “고향을 위해 일 할 저를 지지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