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미국의 주요 신문은 북한 문제를 비롯한 대외 정책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는 윤 후보가 보수 정당의 부흥을 위해 영입됐다고 소개하면서 “그가 문 대통령의 진보적 의제 중 특히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정책을 뒤집을 수 있어, 주변국들이 이번 선거를 주시해 왔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북한의 핵 야망과 중국의 부상에 맞서 국가 정책을 크게 바꿀 보수당 통치 시대를 열었다”며 “윤 후보 승리는 북한 및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을 강경하게 해 동북아에서 한국의 역할과 미국과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윤 당선인을 ‘이단아(maverick)’라고 소개하며, “인도·태평양 정책을 지지해줄 동맹을 찾고 있던 바이든 행정부는 그의 당선을 반길 것”이라고 했다. CNN은 “중국에 강경한 윤 당선인의 입장은 한국 대중이 공유하는 중국에 대한 높은 적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문재인 정권 측근의 부동산 투기 문제 등이 분출하고, 페미니즘 정권을 주장하면서도 여당 인사의 성 추문에 2차 가해를 하는 등 문제가 반복됐다”며 젊은 세대의 지지 이탈을 원인으로 짚었다. 기무라 간 고베대 교수는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윤석열 선거팀의 외교·안보 브레인은 이명박 정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 관계를 구축한 인물들로, 미국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서는 한일 관계를 중시하는 윤 후보가 당선됐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NHK방송은 “일본 정부가 한국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관계 개선을 추진하겠지만, 징용 문제 등으로 양국의 거리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한국 새 정부의 대응을 신중히 지켜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외교부회장은 “심각하게 망가진 한일 관계가 보수 정권이 탄생했다고 간단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몽상은 버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이번 대선 결과를 보도하며 한국의 정치·사회 분위기도 함께 조명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는 “유권자들이 서울의 치솟는 집값과 불평등, 청년 실업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 주도 해법을 제시한 윤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패자는 무조건 교도소에 간다’는 말이 나왔다”며 “정치의 극단성이 심해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