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서초갑에 국민의힘 조은희(60) 전 서초구청장 당선이 유력하다. 서초갑이 전통적으로 보수당의 강세 지역인 데다 조 후보가 구정(區政) 경력을 내세운 것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모았다는 분석이다.
조 후보는 이번 선거 개표에서 2위인 민주당 이정근 미래사무부총장을 내내 앞섰다.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서초구청장 자리를 두고 맞붙었는데, 당시는 조 후보가 11.3%포인트 차로 이 후보를 이겼다.
서초갑은 이번 재·보궐 5개 지역구 중에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은 유일한 지역이었다. 이곳은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기자 출신인 조 후보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거쳐 2010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2014년과 2018년 두 차례 서초구청장에 당선됐다. 특히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 유일하게 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조 후보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 경선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당시 조 후보는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복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무너진 것에 분노했다”고 했다.
조 후보는 이후 서초갑 출마를 위해 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구청장 임기 중간인 지난해 11월 구청장 직을 사퇴했다. 당시 조 후보는 “유일한 야당 구청장으로서 현시점에서 최선의 가치는 정권교체라는 책임감이 컸다”고 했다.
이후 이혜훈 전 의원과 전희경 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전옥현 전 국정원 제1차장 등이 출마 의지를 보이면서 다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결국 서초갑은 당내 경선(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을 거치게 됐고, 조 전 구청장은 구청장 임기를 채우지 않은 것 때문에 경선 과정에서 5%의 페널티를 받았지만, 과반을 득표하면서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조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국민이 키운 윤석열, 서초가 키운 조은희’를 내세우며 정권심판론에 호소했다. 동시에 재선 구청장 경력을 적극 내세우면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재산세 감면 등 세금폭탄 해결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 후보는 “기초단체장으로서 벽과 한계에 부딪혀 못다 한 정책들을 (입법으로) 해결할 것”이라며 “보호종료아동 지원 법안 등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법안 입법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조 후보는 서울시 재건축 문제에 대해서도 “윤석열·오세훈·조은희 ‘삼남매’가 잘 헤쳐나갈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조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선거캠프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정근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여러분이 압도적 지지를 보낸 구청장과 국회의원이 헌신짝처럼 서초구를 버리고 사퇴했다. 이제 서초구 자존심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지만 ‘보수 텃밭’ 벽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