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새벽 경북 울진 국민체육센터 1대피소를 방문해 산불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북 울진·삼척 산불 피해 현장에 새벽 방문해 이재민들의 잠을 깨워 촬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강원 삼척 대피소 방문 시각을 근거로 “가짜뉴스”라고 규정했고, 국민의힘은 경북 울진 대피소 방문 시각을 언급하며 “논점 흐리기”라고 말했다.

7일 민주당은 “이 후보의 강원도 삼척 대피소 방문과 관련 ‘새벽 시간에 어르신들의 잠을 깨우며 사진을 찍었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혹은 한 네티즌이 소셜미디어에 남긴 댓글에서 시작됐다. 현장에 있던 피해자 가족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며칠간 잠도 못 자다가 겨우 누워계시는 어르신들 새벽에 다 깨워서 뭐하는 짓인가. 사진 다 찍고 나서 하는 소리가 ‘이제 다 끝났어요. 주무세요’라니요”라고 했다. 이어 “화재 진압하고 나서도 집이고 뭐고 다 타버려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막막한데 도대체 뭐가 끝났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민주당은 “이는 가짜뉴스로 이 후보가 삼척 대피소에 방문한 시간은 대피소 아침 식사 직전인 오전 7시쯤”이라며 “이러한 사실은 대피소 방문 뉴스 영상과 3월 5일 삼척의 일출 시간으로도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고 했다. 이 후보가 삼척 대피소에 방문할 당시 날이 밝아있었고, 이날 일출 시각이 오전 6시 51분이므로 그 이후에 방문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무분별한 허위 사실과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악의적 허위사실 및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전원 법적 대응하겠다”고 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날 오전 4시 18분 울진 국민체육센터 제1대피소를 방문했다"고 알렸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페이스북

그러자 국민의힘은 “치졸한 변명은 그만두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백지원 상근부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의 구차한 변명이 가관”이라며 “이 후보는 5일 새벽 현장을 방문하는 무례를 범했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지난 5일 “이 후보가 이날 오전 4시 18분 울진 국민체육센터 제1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이재민의 고충을 경청했다. 그리고 4시 34분쯤 울진 연호문화센터 제2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을 맞이할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알린 바 있다. 민주당이 ‘가짜뉴스’라고 한 글에는 이 후보가 찾은 곳이 울진인지 삼척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백 상근부대변인은 민주당 선대위의 공지를 언급하면서 “이 후보의 울진 대피소 현장 방문 사진을 보면 이재민들은 대부분 침구를 덮고 있으며 잠에서 덜 깬 모습”이라며 “이재민들이 겨우 잠든 새벽 4시쯤 방문을 강행해 사진까지 촬영한 건 명백한 잘못이며 반드시 국민께 사죄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삼척 방문만을 부각시켜 논점을 흐리고, 아침 식사 시간과 일출 시간까지 운운하는 이 후보와 민주당의 태도가 경악스럽다”며 “지금 필요한 건 논점 흐리기와 가짜뉴스 타령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