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수행 대변인인 홍정민 의원. /이덕훈 기자

친여(親與) 성향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김건희 성상납’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이 “정치에서 지켜야할 선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선거 막판 설화에 따른 민심 이반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민주당 홍정민 의원(경기 고양병)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방송인 김용민씨가 묵언 선언 하루 만에 약속을 깼다. 심히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관련 “윤 후보가 수사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성상납을 받은 점이 강력하게 의심된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여당 내에서도 ‘수사 의뢰’ 주장이 나와 김씨는 하루 만에 사과했지만, 하루 뒤 “밑도 끝도 없이 운운한게 아니다”라며 묵언 약속을 깼다.

홍 의원은 “김용민씨가 뱉어낸 말들을 굳이 옮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주의 축제여야 할 정치가 지켜야 할 선을 무너뜨리고 선거를 진흙탕에 밀어 넣으려 하고 있다”며 “도대체 확인도 검증도 안 되는 주장으로 논란을 부추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언행이 우리 정치 나아가 우리 사회에 무슨 도움이 될 지 진지하게 성찰하길 바란다”며 “대선까지 묵언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 이같은 공개 경고는 홍 대변인이 페이스북에서 개인 명의로 주장한 것이지만, 선대위가 공지해 이 후보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됐다. 홍 의원은 이 후보 수행대변인이기도 하다.

방송인 김용민씨가 2일 자신의 SNS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검사시절 김건희씨로부터 성상납을 받고 수사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민주당에선 최근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이 후보 측근인 정성호 의원 등 지도부·중진들이 나서서 기회가 될 때마다 ‘소셜미디어(SNS) 자제’와 함께 ‘말조심’을 당부하고 있다. 말 실수로 인해 선거 막판 판세가 뒤집힌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김용민씨 역시 지난 2012년 총선 직전 과거 ‘성희롱 막말’이 문제가 돼 직접적인 민주당의 패인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