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에 따라 이번 대선에서 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는 마지막 여론조사일은 ‘3월2일’이었다. 이 날짜가 조사 기간에 포함된 여론조사 17개를 전수 분석한 결과, 15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 또는 밖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더 높은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왔다. 1개는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율이 똑같았다. 이 후보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온 조사는 단 1개였는데, 조사업체는 윈지코리아였다. 이 업체 박시영 대표는 평소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해온 인물이다.
4일 조선닷컴은 여론조사 공표 가능 기간 최종일인 ‘3월2일’을 포함한 17개 여론조사를 전수 검색해봤다.
이중 15개 여론조사는 다자 구도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이 후보보다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회사 4개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서만 윤 후보와 이 후보가 동률(40%)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4개사는 해당 결과에 대해 소수점 첫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자 구도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결과를 발표한 곳은 3곳(오마이뉴스 의뢰‧리얼미터, TV조선과 조선일보 의뢰‧칸타코리아, 데일리안 의뢰‧여론조사공정㈜.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이었다.
반면 아주경제가 의뢰해 윈지코리아가 지난 1~2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공표한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45.4%, 윤 후보 지지율은 45.2%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안 후보가 5.9%,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3%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무선 RDD(100%)와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조사됐고 응답률은 9.8%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윈지코리아 박시영 대표는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평소 이재명 후보 지지발언을 공개적으로 해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황당하다”라고 답했다.
박 대표는 “NBS 조사에서도 (이 후보와 윤 후보 지지율이) 동률이 나왔다. (공개되지 않은) 소수점을 보면 우리와 (결과가) 똑같다”라며 “오차범위 내 조사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소수점 이하에서 몇 퍼센트 앞서고 뒤진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했다.
여론조사기관 대표로서 평소 특정 후보 지지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회사는 여론조사기관이기도 하지만 정치컨설팅 회사이기도 하다. 평소 소신을 이야기하는 것과 조사 신뢰성이 무슨 관계가 있나. 조사는 객관적으로 정확히 하면 된다”라고 했다.
한편 박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여론조사행정관(국장급)을 지낸 인사다. 박 대표는 지난달 27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말로 2034 남성들을 향해 “이제 노여움을 내려놓고 사태를 냉철하게 판단했으면 하네. 윤석열 후보가 대안이라 말할 수 있겠나”라며 이재명 후보 지지 호소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