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유권자들이 강원도 춘천시 강남동 사전투표소(춘천남부노인복지관)에서 참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2022.03.04./뉴시스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광주·전남에서 역대 최고치의 사전 투표율을 기록했다. 반대로 대구·경기는 평균에 못 미치는 저조한 사전투표율이 집계됐다. 여야(與野)는 지역별 사전투표율을 두고 “지지층 결집의 신호탄”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저마다 다르게 해석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3552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첫날 사전투표율은 17.6%로 집계됐다. 사전투표 이틀째인 오는 5일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사전투표율은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칸타코리아가 지난 1~2일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86.4%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사전투표 의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자(51.9%)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자(21.9%)보다 배 이상 높았다.

이날까지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광역 지자체는 전남(28.1%), 전북(25.5%), 광주광역시(24.1%)였다. 호남은 예전에도 사전투표율이 높은 편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대선에서 호남의 ‘1일 차 사전투표율’은 26%로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앞선 전국 단위 선거에서 호남의 첫날 사전투표율은 15.8%(2017년 19대 대선), 16.9%(2020년 21대 총선)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대선과 비교해 볼 때, 이번 대선에서 호남의 첫날 사전투표율은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수도권(16%)·영남(17.5%)의 첫날 사전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게 형성됐다. 구체적으로 경기(15.1%), 대구(15.4%), 인천(15.6%)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사전투표율을 보였다. 직전 대선을 기준으로 할 때의 사전투표율 상승 폭도 경기 4.2%포인트, 대구 5.7%포인트, 인천 5.1%포인트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들 광역지자체는 앞선 19대 대선, 21대 총선에서도 사전투표율이 최저치에 머무른 바 있다.

여야(與野)는 일제히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특히 유례없는 광주·전남·전북의 사전투표율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선 “호남 민심이 결집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계기로 호남 지지층이 되레 결집하는 ‘역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야권 단일화 이후 민주당 열성 지지층 일부는 매일 한 번씩 9명에게 전화한다는 ‘119 선거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끝없는 사전투표 행렬 -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4일 시작됐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장에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번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은 최종 17.57%로 역대 최고치로 나타났다. 사전투표는 5일까지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장련성 기자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현장 바닥에서 ‘저녁 호프집 안주가 전부 안철수 후보에 대한 비판이더라’라는 반응이 많다”며 “저희가 볼 때는 (단일화) 역풍이 부는 것이 확실하고, 다만 그 바람의 강도가 어떠하냐는 건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호남의 사전투표율을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이준석 대표가 호남에 공을 들인 효과가 사전투표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선대본부 상황실장은 “여론조사 상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윤 후보에게 많은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 거로 나오고 있다”며 “높은 호남 사전투표율이 결과적으로 나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기·인천의 낮은 사전투표율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저조한 대구의 사전투표율을 일부 강성지지층이 주도하는 ‘사전투표 거부 운동’과 관련 지어 이해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른바 ‘부정투표’를 우려하는 국민의힘 지지층이 본선거일에 결집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서 윤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 현장에서 “본 투표일 하루로는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각 정당에서는 “일부 수도권 광역지자체의 경우, 둘째 날 사전투표율까지 묶어서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직장인이 많은 지역에서는 평일인 이날보다는 주말인 5일의 사전투표율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창현 정책본부 부본부장은 “서울·경기 지역 사전투표율은 이번 대선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며 “주말에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으로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