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정의당 심상정 대통령 후보가 2030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놓고 선거 막판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다. 여당의 우군(友軍)이자 주요 선거 때마다 ‘전략적 투표’를 했다는 이 계층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어느 후보에게도 쏠리지 않은 채 ‘최후의 부동층’으로 남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권 단일화로 지지층 결집이 필요한 이 후보, 3자 구도 속 10% 이상 득표를 목표로 하는 심 후보 모두 이른바 ‘이대녀’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 李 “여성이 안전한 나라” 포문 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터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여성 유권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이재명 후보다. ▲여배우 및 형수 욕설 스캔들에 따른 반감 ▲오거돈·박원순·안희정 등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의 잇따른 권력형 성(性)범죄 등으로 인해 2030 여성 유권자의 이 후보 지지는 ‘바닥’ 수준이었다. 하지만 여당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이대남 행보’로 표심이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윤 후보가 공약한 여성가족부 폐지 등에 이대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여론조사 등을 보면 20%대 였던 이 후보 지지율은 지난달 중순부터 30%대에 안착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전후로 선대위 내에서는 “이대남보다 이대녀를 중심에 둔 선거 캠페인을 펼치는게 낫다”는 건의도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2030대 여성이 가장 싫어하는게 윤 후보가 벌이는 네거티브 선거전”이라며 “2030대 여성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기조에 부응하듯 이 후보도 최근 선거 캠페인과 유세 등에서 ‘여성’을 강조하며 집중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터에서 여성 집중 공략 유세를 가졌다. 또 페이스북에선 “여성 안심 대통령이 돼 사회구조적 성차별을 해소하고 여성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겠다”며 ▲데이트폭력처벌법 제정 ▲스토킹 범죄의 반의사불벌죄 폐지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 ▲생리대 보편지급 사업 확대 등을 공약했다. 모두 이대녀들 사이에서 반향이 클 수 있는 아젠다로 평가 받는다.


◇ 정의당 “2030 여성 유권자 속지 말라”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 후보 역시 2030 여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3일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3지대 후보로서 반드시 완주하겠다는 뜻과 함께 2030 청년층에 지지를 호소했다. 윤-안 후보 단일화로 진영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최후의 부동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심 후보는 남은 기간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청년과 여성에 집중한 캠페인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심 후보는 “대한민국 여성들이 오랫 동안 많은 차별과 혐오, 그 고통을 감수해오고 있다”며 “성폭력 위협과 독박으로부터 여성들이 더 나아지려면 심상정의 힘이 2배~3배가 되는 만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서도 “초창기에 20대 성별 갈라치기에 편승하다가 다시 입장을 바꿨다”며 “실천으로 자신의 여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일 열린 제3차 법정 TV토론에선 이 후보를 향해 ▲안희정 사건 피해자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자의 선대위 근무 문제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에 대한 특검 처리 등을 압박했다. 다음날 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가 유족의 뜻을 받들어 이 중사 특검법 발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이대녀의 표심을 놓고 민주-정의간 다툼이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홍보전략본부장인 류호정 의원(비례)은 최근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정의당은 여성이 아니라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라는 기상천외한 전술을 펴기 시작했다”며 “2030 여성 유권자들의 표를 훔치기 위한 수작이다. 속지 맙시다”라고 했다. 그는 여당을 겨냥해 “정의당이 여성만 대변한다고, 꼴페미 정당이라고 조롱하던 분들의 태세전환이 혼미하다”며 “이재명은 자기가 필요할 때 당신을 찾아갈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