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022년 2월 23일 충남 당진 어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23일 대장동 개발 비리에 대해 “사실 이 사건은 윤석열 게이트”라고 했다. 지난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처음 제기될 무렵 이 후보는 “지금도 자랑하는 성남시장 시절의 최대 치적(治績)”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논란이 재점화하자 ‘윤석열 책임’이라며 역공(逆攻)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도 이달 들어 윤 후보에 대한 비판 논평 120여 건을 쏟아내면서 총공세에 나섰다.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는 민주당이 네거티브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대장동 개발 비리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후보가 몸통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범죄 집단이 종잣돈을 마련하도록 수사하고도 봐준 게 윤 후보 아니냐. (대장동 비리에) 제일 큰 공헌을 했다”고 했다. 대장동 관련자들이 2009~2010년 초기 사업 자금을 마련한 계기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인데,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검사 시절 대출 브로커를 부실 수사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대장동 민간사업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녹취록에 윤 후보가 언급된 대목을 거론하며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는다’ 그런 얘기를 했는데 객관적으로 누가 의심받아야 하느냐”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란 표현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당시 제가 대법원 재판받은 이야기를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전날 ‘이재명 게이트’에 대해 “입구에서 지킨다는 의미(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가볍게 터치하는 용어(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라며 다른 설명을 내놨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엔 “네거티브를 확실히 중단하고 오로지 민생, 미래, 국민들의 삶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다”고 했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17건이었던 민주당의 ‘윤석열 비판 논평’도 지난달에는 42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달 들어 윤 후보 비판 논평은 다시 122건으로 크게 늘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최근 유세장에서 “윤 후보가 업자들과 저녁에 룸살롱에 가서 술 먹고 골프 치고 이런 것을 잘했다”며 “이 양반은 술 마시는 것만 나오면 눈이 반짝반짝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실은 “송 대표는 5·18 전야제 참석한다고 광주에 가서 ‘새천년NHK룸살롱’에서 여성 접대부와 함께 술판을 벌인 장본인으로 유명하다”면서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더니, 송 대표 눈에는 모든 사람이 다 자기 같은 줄 아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에 대한 공세도 다시 강화하고 있다. 우상호 본부장은 이날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 의심된 시기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9억원대의 차익을 봤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단언하건대 윤석열 후보는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때문에 낙선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 입도 거칠어지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TV토론에서 “윤석열은 죽어”라는 대장동 녹취록을 그대로 읽었다. 지난22일 부천역 연설에선 윤 후보를 겨냥해 “지가 해먹어 놓고 남에게 뒤집어 씌웠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도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에 대해 “감히 선출 권력으로부터 임명받은 임명 권력이 겁대가리 없이 건방지게 국민에게 달려든 것”이라며 “군사정권보다 더 심각한 검찰 독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전략적인 노림수라기보다는 ‘이번 주말까지 밀리면 끝’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성남시장 출신인 이 후보가 대장동 책임을 윤 후보에 넘기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