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유세 버스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 등 관계 기관은 16일 버스 옆면에 설치된 대형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용 발전기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버스 안으로 유입돼 탑승자가 중독됐을 가능성을 조사했다. 통상 선거용 유세 차량은 트럭을 주로 활용하지만 국민의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LED 전광판이 달린 유세 버스를 선거운동에 투입했었다. 다른 정당들은 홍보용 특수 필름을 부착한 버스는 운행해도 LED 전광판을 설치하지는 않았다.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으로 사고가 발생한 국민의당 유세 버스를 감식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가 발견됐을 당시 버스는 시동이 걸린 채 출입문과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자가발전기가 설치된 수화물 칸 문도 닫혀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LED 전광판과 자가발전기는 모두 작동하는 상태였다”고 했다. LED 전광판이 작동하면 버스 바닥 아래 수화물 칸에 설치한 발전기에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합동감식반은 수화물 칸 발전기 가동 과정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버스 내부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맞춰 사고 차량과 같은 종류의 유세 버스를 18대 투입했다. 코로나 때문에 대면 접촉 선거운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버스에는 개방된 화물칸에 무대와 전광판, 발전기, 음향 장치 등을 설치하는 통상적인 유세 트럭과 달리 밀폐된 화물 칸에 발전기가 설치됐다. 국민의당은 사고 후 버스 운용을 중단했다.
경찰은 원래 45인승인 버스가 28인승으로 개조돼 있고, LED 전광판을 버스 옆면에 설치한 것이 법에 저촉되지는 않는지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사고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적용 문제는 사고 원인과 고용 관계 여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선거관리규칙에는 ‘유세 차량에 연설·대담을 위해 필요한 설비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안전과 관련한 별도의 규정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