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20대 대선 정국에서 ‘역술·무속’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상·풍수 전문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부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부를 만난 사실을 16일 보도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이후 조선닷컴과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직업상 여야 정치인 모두와 인연이 닿는다”고 했다. 이 후보 부부와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일 때 만났다고 했고, 윤 후보 부부와는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백 교수가 이 후보 부부를 만난 것은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진행될 때라고 한다. 알고 지내던 언론사 대표를 통해 연락이 왔다고 한다. 백 교수는 “대선 경선이 한창이던 시기라 당연히 대통령 이야기가 주였다”며 “(이 후보에게) ‘왜 출마하셨느냐. 대통령 되고 싶은 이유가 뭐죠’라고 물었는데, 뚜렷하게 말을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백 교수가 이 후보에게 “타인 말을 잘 안 듣는 관상인데 어떻게 나오게 됐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 (다른) 사람 말 잘 들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혜경씨가 이 후보의 옆구리를 치며 “인정할 건 인정해. 잘 안 듣는 게 있지. 사실이잖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백 교수는 이 후보 부부와 4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이 후보에게 “지금보다 더 관상이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이 후보는 대선 후보인 자신을 백 교수가 지적하자 당황하면서도 경청했다고 한다. 김혜경씨는 차분했고, 조언에 흡족한 표정이었다고 백 교수는 말했다. 김혜경씨는 백 교수에게 ‘내가 영부인 될 관상인가요’라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한다. 백 교수가 별 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고, 김혜경씨가 다시 ‘우리 둘(이 후보와 김혜경씨) 중에 누가 더 관상이 좋은가요’라고 묻자, 백 교수는 “사모님(김혜경씨)보다 이 후보 관상이 더 좋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윤 후보 부부는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고 얼마 되지 않아 만났다고 한다. 윤 후보는 2017년 5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냈다.

백 교수는 “당시 윤 후보는 보통 사람처럼 자신의 미래에 대해 물어보는 대신, 내게 ‘관상이나 풍수는 어떻게 학문적으로 연구대상이 되고, 현실에 적용이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결국엔 내가 먼저 물어봤다. ‘검찰에서 나오면 뭘 할 거냐’고. 그랬더니 ‘쉬고 싶다. 퇴직하고 나면 그때 가서 뭐할 것인지 생각을 하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백 교수는 “당시 항간에서는 윤 후보가 정치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김건희씨가 ‘우리 남편은 순수한 사람이어서 정치와는 안 맞는다. 정치 한다면 이혼 도장 찍어야 한다’고 했고, 이에 윤 후보가 웃으면서 ‘안한다는데 왜 그런 걱정을 하느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들 부부의 인생은 검찰총장 사퇴 후 급변한 것”이라고 했다.

이 만남은 윤 후보 후배이자 백 교수와 친분이 있는 인사가 만남을 주선했다고 한다. 백 교수는 ‘김건희씨가 먼저 연락해 만났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그는 “윤 후보 부부를 만나기 전까지 윤 후보나 김건희씨로부터 연락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백 교수는 김건희씨에 대해 “소탈하고 꾸밈이 없다. 털털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왼쪽)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 /이덕훈 기자·국민일보

그는 두 후보 부부와 만난 사실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자꾸 나와 윤석열 부부의 만남을 왜곡해 전달하는 일부 인사와 언론이 있다”며 “선거가 임박하면 (왜곡이) 더 심해질 것 같아 바로 잡고자 한다”고 했다.

백 교수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당사자가 관상이나 풍수를 안 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 중 관상이나 풍수, 사주 등 역술을 참고 안 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여야를 막론한 역대 대선 후보와 기업가 대부분이 관상이나 풍수에 관한 조언을 참고했다. 대통령 거의 모두가 그랬다. 그걸 이상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가 보는 대선 후보들의 관상은 어떨까. 백 교수는 이 후보에 대해 ‘살쾡이상(相)’이라고 했고, 윤 후보는 ‘악어상’이라고 했다. 백 교수는 “살쾡이상은 까칠한 면이 있지만 야성이 강하고 영리한 관상”이라며 “이 후보는 달변가이자 전투력도 상당하다. 쇼맨십도 뛰어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현대 정치에 잘 맞는 인물”이라고 했다.

백 교수는 윤 후보의 악어상에 대해 “(악어는) 부패한 고기를 먹어치워 강을 정화하는 동물이다. 강물을 정화하듯이 세상을 정화하는 게 윤석열의 사명”이라며 “평온한 세상에는 악어는 별 쓰임이 없지만 지금처럼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악어에게 세상의 기운이 집중된다. 지금 시대에는 영웅이 될 수도 있는 인물이 악어상”이라고 했다.

두 후보의 아내는 어떤 관상일까. 백 교수는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는 ‘퓨마상’,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에 대해서는 ‘공작상’이라고 했다. 김혜경씨에 대해서는 “신세대 여성으로 좋은 관상이다. 커리어 우먼 스타일이며 활동력이 강한 관상”이라며 “권력에도 관심이 있다. 남편을 성공시키려고 다양한 노력을 한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 부부의 ‘관상궁합’은 전략적인 관계로 볼 수 있다. 상호협력 관계가 우선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김건희씨의 ‘공작상’에 대해서는 “매우 드물고 귀한 인물이 되는 상”이라고 했다. 이러한 풀이를 당사자들에게도 해줬다고 백 교수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