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의 공무원 심부름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국고손실) 등을 폭로한 제보자 A씨는 9일 김씨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알맹이는 쏙 빠진 기자회견”이라고 했고, 정의당은 “김씨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이날 대리인을 통해 전한 입장문에서 “국민이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진정성이 느껴지지도, 본질을 관통하지도 못한 기자회견이었다”고 했다. A씨는 “김혜경 여사는 정작 중요한 질문, 꼭 답해야 하는 질문에는 하나도 정확하게 답하지 않았다”며 “법인카드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를 기자들을 대신해 되묻고 싶다”고 했다. A씨가 김씨 측근 배모씨의 지시로 법인카드 결제를 통해 김씨에게 전달한 소고기, 샌드위치, 초밥, 과일 등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김씨의 기자회견을 실시간 방송을 통해 봤다고 한다. A씨 측은 통화에서 “A씨가 김씨 기자회견을 보며 크게 분노했다”며 “앞으로 대응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이날 KBS를 통해 “작년 3월부터 7개월간 내 카드로 결제했다가 취소하고 법인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최소 11건”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김씨 사과에 대해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동문서답식 사과”라며 “김씨는 경기도 공무원들의 사적 비서 활용, 업무추진비 등 공적 자금 유용, 대리 처방, 관용차 사적 사용 등 어느 사실관계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김씨의 사과는) 수사, 감사를 핑계로 선거일까지 시간을 끌겠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와 의구심을 결코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홍경희 대변인은 “김빠진 사이다 같은 기자회견”이라며 “사과의 형식은 있었으나 알맹이는 쏙 빠졌다. 말로는 책임을 진다고 하나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그동안 제기된 김씨의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오늘의 사과가 이재명 후보 부부의 진심이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