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뉴시스

‘적폐 수사’ 발언으로 충돌한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현 정권 출범 직후엔 신뢰하는 사이였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거치면서 악연이 됐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현 정권이 주도한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를 주도했다. 그는 현 정권 출범 전 대전고검 검사 신분으로 국정 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파견됐다. 문 대통령은 그런 윤 후보를 2017년 5월 취임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검찰 내 기수를 파괴한 발탁 인사였다. 윤 후보는 2년 후인 2019년 7월에는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당시 문 대통령의 일부 참모는 윤 후보 총장 발탁에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인사를 밀어붙이면서 윤 후보를 두고 ‘문재인의 남자’라는 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당시 공개된 자리에서 윤 후보를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권력도 눈치를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이후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를 주도하고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등 현 정권 실력자들이 연루된 사건 수사를 밀어붙이면서 정권과 충돌했다. 조국 전 장관 후임으로 취임한 추미애 법무장관은 윤 후보에 대한 감찰·징계를 주도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에도 윤 후보를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평가했지만, 윤 후보는 권력 수사를 하다 손발이 묶인 ‘식물 총장’이 됐다는 지적 속에 작년 3월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총장직을 사퇴했다.

윤 후보는 정치 입문 이후 문 대통령을 지칭할 때 “우리 문 대통령”이라고 표현하곤 했다. 그는 작년 11월 후보 선출 후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문 대통령 축하 난을 전하러 왔을 때 “우리 대통령과 여사님 다 건강하시냐”고 안부를 물었다. 윤 후보는 10일에도 기자들에게 “우리 문 대통령께서도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 없는 사정을 강조해오셨다”고 했다. 윤 후보 지인은 “윤 후보가 문재인 정권과는 악연이 됐지만 자연인 문재인에 대한 생각은 복잡 미묘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