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흡연자를 위한 이색 공약을 내놨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구입할 때 포함돼 있는 담뱃세 일부(국민건강증진부담금)를 흡연부스 및 재떨이 설치에 쓰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흡연자인권연대와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스모킹은 9일 윤 후보 공약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흡연자고, 이들 흡연자들은 매년 13조원에 이르는 담뱃세를 납부하고 있다”며 “그러나 흡연자의 흡연권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흡연 환경개선을 위한 예산 지출은 미미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2021년 부담금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담뱃세 중 국세와 지방세를 제외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액 중 4%가량은 금연사업에 할당돼 있다”며 “무조건적인 금연구역 확대와 흡연구역 축소라는 현행 정책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에 무익한 정책이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8일 “비흡연자와 흡연자 간의 근본적 공간 분리를 통해 담배 연기로 인한 사회갈등을 줄이겠다”는 취지의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무조건 흡연자들을 단속·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흡연자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흡연구역을 제공함으로써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사회갈등을 줄여가는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 내 금연구역은 28만2600여 개소(2019년 1월 기준)인 데 반해 흡연구역은 6200여 개소(2018년 12월 기준)에 불과해 흡연구역이 금연구역 40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다. 윤 후보는 또 국민건강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해 간격이나 부스 환기시설 등 흡연구역에 대한 기준을 정립함으로써 간접흡연을 피하고자 하는 비흡연자의 입장과 흡연자들의 행복추구권 간 균형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흡연부스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세금이 소요되는데, 일반 세금을 쓰면 비흡연자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흡연부스 설치 재원은 상당 부분 담뱃세를 통해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냈다.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는 윤 후보 공약에 대해 “대선 공약에 언급된 흡연공간 확충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공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