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오차 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대선과 총선 등 역대 선거에선 ‘명절 민심’이 승부에 영향을 미친 적이 많았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선 4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를 좌우할 막판 변수로 야권 단일화, 여야 네거티브 공세, TV토론, 코로나 확산 등을 4대 변수로 꼽는다.

이재명·윤석열 한복 입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한복을 입고 설 인사를 하는 사진을 민주당·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28일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야권 단일화 여부는 대선 판을 뒤흔들 가장 파괴력 있는 변수다. 두 후보 모두 아직은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지만 판세 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 수면 위로 단일화 이슈가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 여론은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민주당 서울시당 내부 보고서는 “윤·안 후보가 단일화를 할 경우 이재명 후보는 필패”라고 했다.

양당의 네거티브 공세도 변수 중 하나다. 민주당은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 제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지만, 윤호중 원내대표는 28일 “네거티브 선거운동과 팩트 체크는 구분해야 한다”며 윤 후보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역시 대장동과 성남 FC 수사 외압 등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시정(市政)과 관련된 비위 의혹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김건희 녹취록 등 여권의 지속적 공세가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TV토론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세 차례 법정 토론 외에도 이·윤 후보 간 양자 토론이나 4자 토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TV토론은 ‘각자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미치지만 각 후보의 외연 확장에는 그다지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은 박빙 구도에서는 말실수 등 결정적 장면이 나온다면 판세가 출렁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에 이미 확진자 수가 1만6000명이 넘은 코로나 확산세가 설 연휴가 지나 더 심각해질 경우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여당의 대승을 이끌었던 이른바 ‘K방역’의 성과가 방역 실패로 규정될 수 있고, 특히 피해가 컸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사이에서 ‘정권 심판’ 정서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야당 역시 대선을 앞두고 확산세가 다시 수그러들거나 “위기 때 정치적 공세만 펼쳤다”는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또 여야 모두 후보들의 대면 유세 계획에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철수, 심상정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고 보고 연휴 기간 경제·코로나 위기 극복 적임자임을 내세우겠다고 했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라디오에서 “이번 선거는 경제 문제와 코로나를 누가 해결할 수 있느냐로 집약될 것”이라며 “이 후보가 먹고사는 문제, 방역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알릴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설 연휴에 고향인 안동을 포함한 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경제 회복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윤 후보는 설 연휴 기간을 포함해 대선 한 달 전인 다음 달 9일까지 굵직한 공약을 계속 발표하면서 주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유명무실해진 특별감찰관제 정상화 같은 정치·사법 관련 개편안 발표도 계획 중이다. 윤 후보 측은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유일 후보라는 것을 정책을 통해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설 연휴 기간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들이나 소외 계층을 찾는 일정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