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광주 말바우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7일 당초 계획됐던 경기 지역 방문을 취소하고 광주로 향했다. 이 후보는 광주에서 “민주화의 성지 광주는 제 정신적 스승이자 사회적 어머니”라고 했다. 이번 대선의 분수령이 될 설 연휴를 앞두고 호남 유권자의 표심을 결집해 정체된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광주 방문에는 이낙연 전 대표도 동행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공항에 도착해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광주는 개인적 영달을 꿈꾸던 청년 이재명이 올바른 역사를 직시하도록 만들어주셨고 약자를 위한 삶의 경로를 밟도록 이끌어주셨다”며 “앞으로도 죽비이자 회초리로서 우리 민주당을 바로잡아 주실 광주”라고 했다. 그는 광주 충장로우체국 앞 유세에서는 “제가 13살에 공장을 갔더니 이상하게 관리자는 다 경상도 사람, 말단 노동자는 다 전라도 사람이었다”며 “박정희 정권이 자기 통치 구도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상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전라도는 일부 소외시켜서 싸움시킨 결과란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제가 못난 탓에 여러분께서 부족한 제게 걸었던 기대가 부응되지 못했다”며 “이번 대선이 어딘가 혼탁하고 몹시 무거운 선거가 돼서 저희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광주 군 공항 이전 적극 지원,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명문화, 광주·전남 트라이포트(초광역 교통망)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유세 현장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

이 후보가 경기 일정을 취소하고 광주를 찾은 건 호남 지지층 결집이 예전 같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발표된 리얼미터·YTN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55.8%였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21.3%였다. 같은 날 발표된 코리아정보리서치·뉴스핌 조사에서도 이·윤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57.4%, 22.7%를 기록했다. 송영길 대표는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았다가 피해자 유족들에게 “다 늦어서 오는 거냐”며 항의를 받기도 했다.

광주 아파트 붕괴현장 찾은 李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2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정권 교체 여론이 높은 만큼 호남에서는 몰표가 나와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호남 지역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수도권을 공략해 정권 교체 여론을 돌려놓겠다는 게 이 후보의 전략”이라며 “민심이 설 이후 호남선을 타고 수도권으로 올라올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아들딸들에게 (저를 찍어달라고) 전화해달라”고 했다. 5자 구도로 치러졌던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 득표율은 61.9%였고, 20대 총선 민주당의 호남권 득표율은 84.26%였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거의 대동소이하게 평시에는 60%대였다가 최종 득표율은 80~90%였다”며 “평소 여론조사 지지율과 득표율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호남 지역 유세에서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결집해 이 후보를 응원했다. 광주 말바우시장에서 지지자들은 “국민 효자 이재명”을 연호하고 ‘우주 최강 효자’라는 피켓을 들고 흔들기도 했다. ‘형수 욕설’ 논란이 실제로는 이 후보가 어머니를 지키려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주장이었다. 이 후보는 지지자가 건네준 ‘우주 최강 효자’ 피켓을 들고 흔들었다.

한편,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던 이 후보는 이날 코로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선제적 지원을 주장하며 윤석열 후보를 향해 “표를 얻는 것도 중요한데 국민의 고통에 조금만 더 관심을 주시라”며 “말만 할 게 아니라 실행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무속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샤머니스트 레이디가 퍼스트레이디가 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네거티브와 검증은 구분돼야 한다”고 했다. 여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은 북한 미사일 ‘선제 타격론’을 주장한 윤 후보를 ‘치킨 호크(chicken hawk·주전론자이면서도 군 복무를 회피한 사람)’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