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는 25일 “법률로 정한 일정 요건이 충족된다면 기술 숙련도 등과 관계없이 노동 비자 입국자(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사)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를 하고 있다. /2022.01.24 국회사진기자단

심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이주민 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사회가 이제는 국제적 기준으로도 다문화 사회, 다인종 국가 기준으로 다가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존재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우리 존재가 시험 받는다는 말이 있다”며 “지금 우리 사회는 시험대에 올라왔다. 저는 이주민 정책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다.

우선 이주 노동자의 안정적인 체류부터 제도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심 후보 구상이다. 일정한 법적 요건만 갖춘다면 노동 비자 입국자의 기술 숙련도, 전문성 여부와 같은 조건은 따지지 말고 영주권을 주자는 것이다. 또 “아동의 존재 자체가 불법일 수는 없다”며 장기 거주 이주민 아동의 체류권도 보장하겠다고 했다. 미국처럼 이주노동자의 아동이 영토 내에서 태어난 경우 시민권을 주는 방안도 현재 당내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이주 사회 전환 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민법 제정으로 체류 자격 등의 기준도 새로 세우겠다고 심 후보는 공약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같은 개방적인 이민자 정책에 대한 저항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심 후보는 본지 통화에서 “국가 지도자는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처럼 ‘실용주의’라면서 표(票) 되는 이야기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25일 서울 영등포구‘이주민센터 친구’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정의당

이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겠다는 ‘지워진 목소리’ 선거운동의 일환이다. ‘지워진 목소리’ 캠페인은 소수자 목소리를 한데 묶어내자는 취지로, 앞서 심 후보가 “변방의 수많은 이를 비주류에서 주류로 만들어서 승리하겠다는 것이 저의 (대선) 전략”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우리 사회의 이주민이 200만명에 달한다”며 “심 후보 공약에는 더는 이들을 ‘있지만 없는 사람들’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했다.

같은 날 심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양자(兩者) TV 토론을 추진하는 데 대해 “다수의 횡포”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양당 대선 후보 TV 토론 방송 금지 가처분 심문 기일에 출석해 “두 당 후보 담합으로 치러지면 소수를 묵살하는 다수의 횡포이자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심각한 불공정”이라고 했다.

그는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이번 TV 토론에서 저의 목소리가 지워진다면 제가 대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집 없는 세입자들, 청년들, 여성들, 성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토론에서 지워지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