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5일 종로 무공천, 윤미향·이상직 의원 제명,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3선 초과 금지 등 쇄신안을 발표했다. 그는 또 “586세대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국면 전환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마음껏 국회를 주무르다 (윤미향 등 제명안은) 왜 이렇게 늦게 하느냐”며 “정치 쇄신 하려면 (대장동) 특검법부터 처리하라”고 했다.
송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무능과 내로남불, 오만을 지적하는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아들인다”며 자신의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당내에서 586 용퇴론이 나온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재선 의원은 “송 대표는 이미 5선이나 지냈고, 차차기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실제 이날 당내 86 인사들 중 우상호 의원만 SNS에서 ‘불출마 확약’을 했을 뿐 여타 중진 의원들은 ‘침묵’을 지켰다.
송 대표는 또 민주당 소속 의원의 자진 사퇴와 유죄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해 대선과 함께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종로·경기 안성·청주 상당 등 3곳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상 자신들의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생겼을 경우 무공천하도록 돼 있지만, 지난해 4·7 보궐선거에서 이를 뒤집고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했다. 종로는 지난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전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하며 공석이 됐고, 안성은 이 후보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 이규민 전 의원이, 청주 상당은 정정순 전 의원이 각각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도부 내에서도 “무공천은 발표 전까지 (최고위원들) 아무도 몰랐다”며 “정식 의결 과정도 거치지 않아 절차적으로 중대 하자가 있다”는 반발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집단행동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러나 송 대표 측은 “최고위원들이 받아들였다고 봐도 된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보궐선거는 어차피 승리를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이낙연 전 대표와 이 후보의 오랜 측근인 이규민 전 의원 등의 지역구 자리를 그대로 비워 놓겠다는 뜻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조차 “지금 하면 오히려 ‘선거용’이라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자기 당뿐 아니라 갑자기 국민의힘 인사(박덕흠)까지 포함시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윤미향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은 더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약속드렸다”고 했다.
송 대표는 여기에 당 혁신위 등에서 요구한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4선 연임 금지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올려 법제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는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많다. 여기에 민주당 의원 169명 가운데 한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을 한 의원이 약 30명 정도로 당내 반발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를 법제화하려면 여야 합의를 해야 하는 데다, 다음 총선까지 2년 넘게 남아 나중에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한 수도권 다선 의원은 “명백한 위헌 사안인 데다 각각의 지역구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일방적인 칼질은 당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선거에 임박해 이런 발표를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진정성을 판단할 것”이라며 “마음껏 국회를 주무르다 (윤미향 등 제명안은) 왜 이렇게 늦게 하느냐”고 했다. 같은 당 김기현 원내대표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로 황당하다”며 “빨리 특검법부터 받아야 정치가 쇄신된다.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