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22일 “대선에서 지면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 보복을 언급해 여권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려는 발언이었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대장동 사건’을 상기시킬 수 있는 자충수였다는 우려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3일 경기도 안성시 안성 명동거리에서 열린 '매타버스 안성 민심 속으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2.1.23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한 즉석 연설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검찰 공화국의 공포는 그냥 지나가는 바람의 소리가 아니고 우리 눈앞에 닥친 일”이라며 “‘이재명은 확실히 범죄자가 맞다.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누가 그랬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검찰은 있는 죄도 덮고 없는 죄도 만들 수 있는 조직”이라며 “이번에 제가 지면 없는 죄로 감옥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 보복’을 할 수 있다면서 지지층에게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윤 후보를 떠받치는 세력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복수심·심판론으로 움직이고,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도 ‘반대편 언론은 감옥에 넣겠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이런 복수심을 동력으로 하는 정치를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23일 경기도 안성 명동거리에서 한 연설에서 “대한민국을 미래로 가는 희망찬 나라로 만들 것이냐 아니면 복수혈전이 펼쳐지는 과거로 가겠느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은 이 후보 실책에 가깝다는 지적이 민주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수도권 재선 의원은 “우리가 수세에 몰렸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유권자들에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대장동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청와대냐 감옥이냐’는 극단적인 선택지를 가진 후보가 안정성을 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 발언 맥락은 이해하지만 하지 말았어야 할 발언인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22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이번에는 제가 지면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갈 것 같다”고 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역공에 나섰다. 윤석열 후보는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보내는 정권이 생존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대장동 게이트 몸통으로서 감옥에 갈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부지불식간 그 진심을 토로한 것”이라고 했고, 김용태 최고위원은 “지금 나와 있는 ‘대장동 의혹’만으로 ‘전과 5범’이 될 수도 있으니, 괜한 걱정하지 마시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받으면 될 것”이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없는 죄도 만든 유사 사례가 있지 않나. (이 후보는) 자신을 비판하고 대장동 문제점 제기하자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했다”고 했다.

이른바 ‘형수 욕설’ 사건 등 이 후보의 가족사 관련 언급도 잦아지고 있다. 그는 22일 만난 한 20대 여성이 스토킹 피해로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하자 “우리 어머니도 접근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적 있다”며 “(형이) 자꾸 찾아와 괴롭히고 집에 와서 불 지른다고 하니까 불안해하셨다”고 했다. 논란의 욕설 영상도 자신이 한 말이 아니라 형이 어머니에게 말한 것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는 “제가 요새 이상한 사람 비슷하게 인식되는 모양인데 저 그렇게 무서운 사람, 나쁜 사람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선거 판세가 녹록지 않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욕설 사건은 이 후보가 억울해하지만 최근 다시 부각되면서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선거 판세와 관련해 “5000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고, 2표 차이로 떨어질지도 모른다”(22일) “5만표, 3만표로 결판 날 것 같다”(23일)며 ‘초접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997년 대선(김대중·이회창) 때 1·2위 후보 득표 차는 39만표, 2002년 대선(노무현·이회창) 때는 57만표, 2012년 대선(박근혜·문재인) 때는 108만표였다. 이 후보 측 인사는 “이 후보가 자신의 절박함을 호소하고 지지층의 긴장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2표 차’라는 말까지 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