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본기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장. /조선일보DB

더불어민주당 청년 선대위에서 활동중인 구본기(38) 생활경제연구소장이 지지자들에게 이재명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홍보를 독려하며 “저와 여러분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보통 사람은 국회의원과 텔레그램 하지 않고 국회의원들이 ‘좋아요’ 눌러주지도 않는다”고 했다. 유권자 비판에 성실히 응대하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서 선거 캠페인을 벌이자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솔직히 우리 수준이 높다” “(보통 사람은)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를 구분하는 것도 어렵다”는 표현들도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 구씨 “솔직히 말해 우리 수준이 높은 것”

민주당 청년선대위에서 활동중인 구본기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페이스북

구씨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보통 사람은 국회에서 일하지 않고, 어떤 사회 문제를 보고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떠올릴 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를 구분하는 것도 어렵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구분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며 “그 탓에 종종 보통 사람들을 만날 때 그들을 향해 ‘참 수준이 떨어진다’ 생각하기 쉽다. 한데, 솔직히 말해 그냥 우리 수준이 높은 겁니다”라고 적었다.

구씨는 또 “우리의 언어·논법이 대중에게 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편하게 쓰는 상당수의 언어·논법이 결코 보통 사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미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대중과 호흡하고 싶나요? 그럼 우리 안의 우리를 죽여야 한다”고 했다.

구씨의 이같은 발언은 30%대 ‘박스권’에 갇힌 이 후보 지지율 상승을 위해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선거 캠페인을 구사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반 유권자를 ‘보통 사람’이라 칭하며 “행정부·사법부·입법부, 중앙·지방 정부를 구분 못할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은 비하 발언으로 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구씨의 글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선민 의식”이라고 비판했다.


◇ 구씨, 이재명과 직접 소통… 텔레그램 인증샷도

구본기 청년 선대위원(사진 오른쪽)이 지난달 초 인재영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구씨는 지난달 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됐다. 현재 본인 이름을 내건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언론·저술활동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을 비판하는 주장들을 반박하기도 했다. 1984년생으로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구씨는 지난달 12일 인재 영입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로를 다닐 때 저는 골목으로 다니면서 민생 현장의 문제점들, 국민들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문제점들까지 정리해 캠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구씨는 이같은 기조에 맞춰 ‘이재명의 눈’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해 일반 유권자에게 이 후보 지지를 독려하는 한편 각종 의견을 접수해 선대위에 전달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제네시스, 저쪽은 티코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 지지자를 ‘제네시스’ 판매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자를 ‘티코’ 판매원에 비유하기도 했다.

구본기씨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주고 받은 텔레그램 대화의 일부. /페이스북

구씨는 이 후보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직접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부 대화 내용은 페이스북에 공개하기도 했는데 이 후보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듯 “소통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엔 공개를 예상, 아니 기대하고 길게 씀”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구씨는 또 이 후보에게 “의식적으로라도 뒷짐 지지 말라” “사소한데 나쁜 인상을 주는 습관”이라며 충고를 건네고 이에 대한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 구씨 “동료들 응원·독려하는 차원서 쓴 글”

구씨는 본지 통화에서 “우연한 기회에 정치 바닥에 들어와 국회의원들과 연락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됐는데 주변 친구들의 언로가 막혀있는거 같아 그 답답함을 풀어주고자 시작한 프로젝트가 ‘이재명의 눈’”이라고 했다. 구씨에 따르면 이 채널로 유권자들의 욕설이나 비판 같은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다수 접수됐고, 함께 일하는 일부 인원들이 애로와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유권자들의 비판은 당연한 것이고 성실하게 응답하자는 취지에서 응원하고자 글을 썼다’는 취지로 구씨는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