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취록’이 16일 MBC ‘스트레이트’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국민의힘은 걱정했던 것과 달리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인 반면, 녹취록을 MBC에 제공한 ‘서울의 소리’ 측은 “MBC가 엉뚱한 것만 틀었다”며 불만을 표했다.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김건희 녹취록 관련 MBC '스트레이트'를 시청하고 있다./조선일보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는 1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날 김씨와 ‘서울의 소리’ 촬영기사 이명수씨의 녹취록을 다룬 ‘스트레이트’ 방송에 대해 “지금 엉뚱한 것만 틀어 김건희씨 좋은 화술을 전 국민이 들었다”고 했다.

백 대표는 “김건희 통화가 공개되면서 제일 염려한 부분이 드러났다”며 “통화를 보면 어느 사람이고 빠져들게 돼 있다. 듣다 보면 김건희씨 이야기가 나도 사실인 거 같다. 이명수가 빠져들지 않고 지금까지 폭로하게 된 게 대단하다. 김어준도 두 번만 전화하면 빠져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되지 않은 녹취 내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윤 후보가 김씨 영향을 많이 받고, 김씨가 대선 캠프를 좌지우지하는 내용이라며 “이 녹취록은 제2의 국정농단이 일어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꼭 공개됐어야 했던 녹취록 내용에 대해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가만히 있었으면 구속까지 가지 않았을 거다, 그렇게까지 안 하려고 했는데 이런 내용이 제일 중요한 핵심인데 빠졌다”고 했다.

◇ 국민의힘 “한 방 없다”…일단 ‘안도’

‘스트레이트’가 방송 되고, 국민의힘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방송 전 법원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내며 녹취록에 민감하게 대응했으나, 막상 통화 내용이 공개되고 보니 ‘치명적 한방’이 없었다는 반응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방송 직후 페이스북에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 명확히 지적했으면 한다”며 “후보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본인이 가진 관점을 드러내는 것은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혔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대본 상임공보특보는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기본적으로 사담이었고, 크게 정치적으로 문제될 일이 있었을까 싶다”며 “저는 이 방송을 왜 했냐고 MBC에 묻고 싶다. 어떤 부분이 일요일 황금시간에 20분 넘게 내보낼만한 일이었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공감대가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미디어법률단장이자 김씨의 법률 대리인인 홍종기 변호사는 “다음 주 MBC ‘스트레이트’는 민주당이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할 분위기다”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김씨는 이명수씨에게 같이 일을 해보자며 일을 잘하면 ‘보수로 1억원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건 보수다’, ‘조국의 적은 민주당’, ‘미투 운동에 대해 돈을 안 주니까 문제가 터진 것’, ‘안희정이 불쌍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를 둘러싼 접대부 쥴리설에 대해서도 “나이트 클럽에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런 시간에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이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