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새해 들어 2030세대를 겨냥한 대선 캠페인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른바 ‘MZ세대’는 여론조사상 부동층 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다. 그런 만큼 이들이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쥘 것이라 보고 표심 잡기 경쟁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에 두고 일정과 정책 공약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유튜브 주식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조회 수가 600만회가 넘었고, 게임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 출연분도 10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끌어냈다. 성탄절을 앞둔 지난달 24일에는 아내 김혜경씨와 함께 산타클로스로 분장하고 캐럴을 부르는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젊은 층과 친근도를 높이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 후보는 최근 여성 인권과 페미니즘 등을 다루는 채널 ‘닷페이스’ 촬영도 마쳤다.
이 후보는 지난 두 달 동안 진행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투어 때도 청년 활동가나 대학생, 신혼부부 등 MZ세대를 자주 만났다. 이 후보는 ‘MZ 맞춤형’ 정책 공약도 내놓고 있다. 가산 자산 시장 부흥을 위한 투자자 보호 제도 마련, 청년 면접 완벽 지원 서비스, 국군 e스포츠단 창설 공약 등이다. 특히 MZ 투자자들이 몰리는 가상 자산과 관련, “이미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고 우리가 선도해야 한다”며 “국내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에는 구독 서비스에 익숙한 MZ세대를 위해 자기 관심사에 따른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는 정책 앱 ‘이재명 플러스’도 출시했다. 이 후보는 주변에 “내가 망가져도 좋으니 젊은 층과 소통 기회를 자주 만들라”고 한다고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MZ세대를 겨냥한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고 적었다. 지난 6일엔 페이스북에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7일엔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적은 데 이어 젊은 층이 익숙한 단문 메시지 형태로 병사 월급 인상을 공약한 것이다. 이등병 기준 현행 51만원 정도인 병사 월급을 대폭 인상해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9일엔 ‘온라인 게임’ 환경 개선 공약도 내놓았다. 윤 후보는 “전체 이용가 게임물을 이용할 때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도록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간 본인 인증 수단이 휴대전화⋅신용카드 등으로 제한돼 있어 인증 수단이 없는 청소년은 게임 이용이 어려웠는데 이 같은 이용자 불편을 개선하고 과도한 개인 정보 수집도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최근엔 시민을 초대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대접하는 콘셉트의 ‘석열이형네 밥집’ 콘텐츠도 내놓았다. 윤 후보 모습과 목소리를 구현한 ‘AI(인공지능) 윤석열’을 활용해 각종 행사에 동영상 축사를 보내고 있다. 이준석 당대표도 ‘AI 이준석’을 만들어 윤 후보 선거 캠페인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는 ‘조국 사태’로 여권에 등 돌린 젊은 층을, 윤석열 후보는 정치 입문 후 고전하는 청년층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양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