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병력절벽’으로 50만명에도 못 미치며 구조적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군의관 임관자도 1년 사이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에 따르면 2025년에는 군의관 692명이 군문에 들어섰는데 올해 임관 예정(훈련소 입영 인원 기준)인 군의관은 304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사이에 약 56%가 감소한 것이다. 올해 전역할 예정인 군의관은 7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군의관 인원은 400여 명가량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의대생 현역병 입영자 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유 의원은 분석했다. 2020년 150명에 불과했던 의대생 현역 입영자는 2025년 2895명으로 약 20배 가까이 늘어났다. 유 의원은 “의대생들이 긴 복무 기간이 소요되는 군의관(36개월) 대신 상대적으로 짧은 현역병(18개월) 복무를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변화는 의정갈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증가가 아닌 2배에 달하는 복무 기간 차이에 더해 현역병 월급의 급격한 증액으로 인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의대생 입장에서는 굳이 의사 면허를 따고 3년 이상 복무할 것이 아니라 1년 반만 병사로 군 생활을 하고 의사로 일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유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군 의료 인력 부족 시 대대급 부대 군의관을 줄이고 여단·사단 등 상급 부대 중심으로 진료 체계를 개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창끝 부대 등 최전방 부대의 의료 기능을 약화시키고 지휘관이 머무는 상급 부대 군의관은 유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 국방부 합동외상체계(JTS) 통계에 따르면 전투 부상자 사망의 90%는 부상 후 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최전선에서 신속히 응급조치를 하는 것이 군 의료의 중추”라며 “이런 시점에 일선 전투 부대의 군의관부터 감축될 경우 장병들의 생명권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군의관 급감이 단순한 인력 공백을 넘어 전시·훈련·평시 응급 대응 전반에서 군 의료 체계의 기능 저하로 직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군의관 자체가 급감하면서 각 세부 진료 영역 전문의 수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전시에도 군 의료 체계는 거의 기능하지 않고 민간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할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군의관 임관 시 ‘지원 격려금’ 지급과 ‘군의관 가산점 제도’ 등을 주장하고 있다.
유 의원은 “현역병의 복무 기간 단축과 급여 인상은 바람직한 정책이지만,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부사관·장교·군의관 등 핵심 인력 수급의 어려움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군 간부 처우 개선 및 복무 기간 조정 등 입법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