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 /조선일보DB

사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이 1일 서울에서 외교부 당국자와 만나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처리된 이 법은 대규모 정보통신망 사업자에게 허위 조작 정보의 삭제·차단 의무를 부과해 미국 빅테크 기업인 구글, 메타, 엑스(X)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 국무부는 국회 통과 직후부터 이 법이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로저스 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임상우 외교부 공공외교대사와 ‘제2차 한미 공공외교 협의’를 하면서 이 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로저스 차관은 이 법에 대해 미국 측이 “우려를 갖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임 대사는 미국 측에 정보통신망법은 불법 정보와 허위 조작 정보 유포를 금지·처벌하기 위한 것이며, 우리 정부도 표현의 자유와 같은 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 등 법안 운영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한국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정보통신망법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비(非)관세 장벽’으로 인정되면 한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USTR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에 제출한 연례 ‘국가별 무역 장벽(NTE) 보고서’에서 한국 내 비관세 장벽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규제 법안, 위치 기반 데이터 등의 국외 반출 제한, 망 사용료 정책, 결제 서비스 장벽과 복잡한 인증·보안 기준, 공공 시장에 대한 외국 클라우드 사업자의 입찰 제약 등을 거론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도 주목할 만한 한국의 노동 환경 변화 중 하나로 언급됐다.

사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왼쪽)과 임상우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1일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