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연례 한·미 연합 연습 ‘자유의 방패’(FS)가 19일 종료됐지만, FS와 연계된 야외 기동 훈련과 관련한 우리 국방부의 보도자료가 지난해 14건에서 1건으로 줄어드는 등 관련 홍보가 급감해 ‘실시한 줄도 잘 모르게 조용히 훈련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미 양국 군은 연례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CPX)인 FS를 지난 9일 시작했다. 훈련이 종료된 19일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한미 연합사령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연습을 통해 한·미 동맹은 강력한 연합 방위 태세를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육·해·공·우주·사이버 등 모든 영역에서 연합 작전 수행 역량을 한층 더 강화했다”며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를 지속해 나가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전례 없이 조용한 연합 연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FS와 연계해 실제 병력과 장비를 전개하는 연합 야외 기동 훈련은 작년(51건)의 절반 수준인 22건만 진행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정부 일각에서는 대북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미 연합 훈련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관련 홍보도 급감했다. 국방부가 FS 연계 야외 기동 훈련과 관련해 발표한 보도자료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국방부는 FS와 연계된 육군 공중 강습 훈련, WMD 해양 확산 차단 훈련, WMD 제거 훈련, 한미 연합 특수 타격 작전, 연합 도하 훈련, 한미 해병대 연합 훈련 등에 대해 14건의 보도자료를 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FS 연계 야외 기동 훈련과 관련한 소셜미디어 홍보를 단 한 건도 하지 않았다. 현 정부가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야외 기동 훈련 홍보는 연합 훈련에 참여하는 각군 소관”이라고 했다. 육·해·공군 및 해병대는 ‘국방일보 등 군 매체 및 소셜미디어를 통해 훈련 홍보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미군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났다. 주한 미군 7공군과 미8군 및 예하 부대는 X(옛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파치 헬기 실기동, 순환 배치되는 스트라이커 여단의 야간 훈련 등을 공개했다. 미8군은 적 드론을 막는 신형 저고도 방공 무기 체계 IFPC가 처음으로 연합 훈련에 투입된 모습도 공개했다. 주한 미군 우주군은 한미 연합 우주군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런 훈련 내용을 홍보하면서 ‘파이트 투나잇’ ‘같이 갑시다’ 같은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표어도 넣었다. 아파치 편대 비행 장면을 공개하면서는 “아파치를 봤다면 이미 너무 늦었다”며 자신감도 표현했다. 군 관계자는 “미군은 훈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사기 진작에 나서고 있고, 북한도 그 정보를 통해 우리 군 훈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야전에서 근무하는 영관급 장교는 “미국처럼 홍보해 주면 훈련할 맛이 날 텐데, 정부의 ‘로키’ 훈련 홍보 기조를 보면 힘이 빠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군 사기가 오를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야외 기동 훈련 홍보는 줄었지만, 국방장관·합참의장의 현장 시찰 등 ‘동정’ 관련 홍보는 늘었다. 국방부는 안규백 장관이 FS 기간 B-1 문서고와 오산기지 현장을 찾았다는 현장 지도 자료 2건을, 합참은 진영승 합참의장이 CP 탱고와 백령도 등을 찾았다는 현장 지도 자료 4건을 배포했다. 지난해 합참의장의 현장 지도 자료는 0건이었다.
우리 국방부가 FS 연계 야외 기동 훈련 중 유일하게 보도자료를 낸 지난 14일 한미 연합 도하 훈련에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 미군 사령관이 이례적으로 현장 지도에 나섰다. 브런슨 사령관은 취재진에게 “무엇보다 먼저 안규백 국방부 장관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오늘 우리가 이곳에서 이토록 훌륭한 연합 훈련을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군 소식통은 “주한미군 사령관의 도하 훈련 현장 방문도, 당연한 훈련 실시에 대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에게 감사하다고 한 것도 모두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한국 정부를 상대로 야외 기동 훈련 일정을 관철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