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인근 페르시아만에서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등 7국이 20일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것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7국은 또 “우리는 해협을 통한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준비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의 결의를 환영한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밤 입장문을 내고 공동성명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군함 파견을 공개 요청했던 국가 중 미국의 동맹·우방이 아닌 중국을 제외하고는 한국만 성명에서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이 군함을 보낼 것이라 했고 16일에는 미군이 주둔 중인 한국, 일본, 독일이 미국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동맹·우방 중 유일하게 한국 정부만 성명에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비상 시국에 눈치만 보는 게 정상인가”라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20일 밤 공동성명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이번 결정은 국제 해상 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과 국제사회의 동향,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차질이 우리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했다. 또 “이번 공동성명 참여는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하고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기여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확인한다는 의의가 있다”고 했다.

이날 성명은 당초 6국 명의로 나왔고 이후 캐나다가 합류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영국이 참여국 확대를 위해 며칠간 노력했고, 일본도 막판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동맹국들이 미국을 돕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공동 성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성명에 참여한 국가들이 당장 군사적 자산 지원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 안정에 일정한 기여를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은 우리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 기여 방안과 관련해 미국을 포함한 주요 우방국들과 긴밀히 소통 중이며, 다각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