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연평해전과 대청해전에서 북한군과 맞서 싸워 대승을 거둔 ‘참수리 325호’ 고속정이 올해 초 고철로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해군은 2022년 퇴역한 참수리 325호(PKM-325)를 지난 1월 폐처리(매각)했다. 참수리 325호는 1999년 제1연평해전과 2009년 대청해전에 참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을 격퇴하는 공을 세웠다. 영해 수호 임무를 마치고 2022년 연말 퇴역했는데, 기념물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국 고철로 매각된 것이다.
해군은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군사재(안보 전시물) 지정을 검토했지만 육상 거치 및 함정 복원 등 비용 발생 및 향후 유지·보수 비용 대비 안보 전시물로서의 기대 효과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초기 보수 비용만 10억원 이상이 들어가고 향후 유지·보수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부담이 생길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해군은 해군 평택 2함대에 이미 고속정 형상의 ‘제1연평해전 전승기념탑’과 제2연평해전에 참전했던 참수리-357호 고속정이 있어 상징성과 목적이 중복된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해군 군사재 심의위원회는 지난해 8월 군사재 ‘미지정’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북한과의 실전에 참여했던 함정만이 가진 안보 의식 고취 효과를 너무 낮게 평가한 것 아니냐”고 했다.
참수리 325호는 북한 함정이 NLL을 침범해 벌어진 제1연평해전 당시 북한 함정을 ‘밀어내기’ 하다가 기습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즉각 반격을 가하며 해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당시 참수리 325호의 활약 등으로 북한군 어뢰정 1척은 격침되고, 북한 경비정 5척은 크게 파손된 것으로 우리 군은 판단하고 있다.
2009년 대청해전 당시에는 수차례에 걸친 경고 방송 및 경고 사격을 무시하며 남하하던 북한 경비정이 조준 사격을 하자 참수리 325호를 포함한 우리 고속정이 북한 경비정을 집중 포격해 NLL 이북으로 격퇴했다.
한국 해군 승리의 상징과도 같은 고속정을 폐처리하는 것은 미국·영국·스페인 등 해양강국 기준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승전을 기념하는 안보 전시물로 지정되지 않고 폐기되었다는 것은 몹시 아쉽고 유감”이라며 “차기 고속정이나 전투함에 승리의 기억을 느낄 수 있도록 ‘325호’ 함명의 승계를 제안한다”고 했다.
예비역 장성은 “다른 정부 부처도 아니고 군 차원에서 북한과의 실전에서 승리한 가장 대표적인 역사적 증거를 흔적도 없이 폐기하기로 선택했다는 것이 큰 충격”이라며 “우리 해군 첫 잠수함인 장보고함(SS-Ⅰ)은 방산 수출 명목으로 다른 나라에 보낼 궁리부터 하던데, 역사 의식 부재가 심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