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맨 앞)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한미 연합 ‘자유의 방패’ 연습 둘째 날인 10일 수도권의 지하 벙커 ‘CP 탱고’에서 화상회의로 수도권 다른 지휘소에 있는 진영승 합참의장과 한·미 군사위원회(PMC)를 공동 주재하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태국에서 열린 다국적 훈련 ‘코브라 골드’ 기간 중 이뤄진 주한미 우주군과 한국군의 연합 전영역 작전 연습을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연합사령부 페이스북

지난 6일까지 태국에서 진행된 다국적 연합 훈련 ‘코브라 골드’에서 주한미군의 우주군과 우리 군이 함께 다국적 전영역(all domain) 작전 훈련에 투입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우리 육·해·공군과 해병대 인원이 코브라 골드에서 ‘연합 우주 작전’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우주전’ 개념을 통합한 전영역 작전은 미군의 최신 교리를 반영한 것이다.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머물지 않고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역할을 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군도 ‘신개념 작전’에 일부 통합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은 이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코브라 골드 훈련 기간에 “(태국 현지의) 훈련 작전센터를 방문해 해상 타격 작전과 함께 주한 미 우주군 전력이 한국 측과 함께 연합 전영역 작전에 통합되는 과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통상 주한미군 사령관이 참여하지 않았던 코브라 골드 훈련을 이례적으로 참관한 것으로, 이번 신개념 작전 훈련에 그만큼 비중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미 우주군도 “우주군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다국적 훈련 중 하나인 코브라 골드에 사상 처음 참여했다”며 한국군이 함께 훈련한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과 태국이 공동 주최하는 연례 훈련인 코브라 골드에는 30개국 8000여명이 참가하며, 연합상륙 작전 등의 야외기동 훈련이 포함된다. 중장기적으로 대(對)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포석 성격이 담겨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범철 전 국방차관은 “미래전의 핵심인 우주전에 역내 파트너를 참여시키며 중국 견제 색채를 보다 노골화했다”며 “미국의 우주전 개념 및 역량을 공유하며 미국 측으로 포섭하는 성격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2018년부터 육·해·공은 물론 우주, 사이버 등 모든 공간을 통합해 작전을 수행하는 ‘전영역 작전’을 강조해 왔다. 특히 육·해·공과 우주 등 모든 영역의 탐지자산(센서)과 타격자산(슈터)을 네트워크로 연동해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범위한 전구에 배치된 각종 자산이 수집한 통신·전자 정보, 이미지 등 방대한 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지상·해상·상공에서 전투 중인 아군의 판단을 돕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일사불란하게 지휘·통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미군은 이번 이란 공습에도 이런 역량을 동원해 전영역 작전이 가능한 세계 유일군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이 같은 전영역 작전에는 ‘우주군’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통신위성·항법위성·정찰위성·조기경보위성 등 정보를 취득하고 유통하는 네트워크가 모두 우주 기반이기 때문이다. 위성 신호 교란기(jammer)나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한 우주 무기 등으로 적의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교란·파괴하는 것도 우주군의 임무다. 미국은 지상에서 위성 재밍을 통해 적 위성 기능을 마비시키는 이동형 우주 무기(CCS·대통신체계)를 갖추고 있다. SM-3 같은 요격 미사일이나 X-37B 같은 무인 군사 우주 비행기를 통해서도 적 위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런 우주 무기를 개발하고 있어 우주전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주한미군은 지난 9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방패(FS) 기간에도 한국 공군과 우주 역량을 통합하는 ‘연합 합동 전 영역 작전’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에만 매여있지 않고 역내로 진출할 때를 대비해 한국군의 작전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준비단계로도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