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한미 연합 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FS)‘가 9일부터 시작됐지만,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연합사령관이 2일차인 10일 오후까지도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있는 수도권의 지하 벙커 ’CP 탱고’를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주한미군 방공 자산이 반출되고, 동시에 중국의 동향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군 소식통은 “통상 훈련 시작 시점에는 한미연합사령관과 부사령관이 모두 CP 탱고에서 보고를 받는데, 우리 측 김성민 연합사부사령관만 지휘통제실에 있었다”며 “브런슨 사령관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있는 주한미군사령부에서 화상 보고를 받았는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훈련 개시 후 약 45시간이 지난 10일 밤에야 CP 탱고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 군이 자유의 방패 연습에 앞서 지난 3일부터 진행한 ‘위기관리연습(CMX)’도 계획보다 다소 지연됐다고 한다. 자유의 방패 연습은 북한 등 적국과의 전시 상황을 가정해 진행하며, 이에 앞서 북한이 복합 도발을 하는 등의 위기 상황을 제시하는 CMX가 이뤄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불분명한 이유로 CMX가 늦어졌고, 통상 자유의 방패 연습 첫날 선포되는 작전 개시 시각 ‘에이치-아워(H-hour)’도 9일 선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동 상황으로 주한미군의 방공 자산과 일부 병력 이동 논의가 시작되면서 미 전쟁부(국방부)와 주한미군, 주한미군과 우리 정부 사이의 조율을 책임지는 브런슨 사령관이 훈련에 집중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우선 제기된다.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로 전환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구상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6일까지 태국에서 실시된 10국 연합 훈련 ‘코브라 골드’를 참관했다. CMX가 시작될 무렵 주한미군사령관이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다국적 훈련을 위해 태국에 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은 “브런슨 사령관의 부대 지휘에 어떤 의문도 없다”며 “현대적 시스템은 지휘관이 여러 장소에서 효과적으로 지휘통제를 수행하도록 해준다”고 밝혔다. 코브라 골드 참관 중에도 보안 통신을 통해 CMX에 직접 참여했고, CP 탱고에 가지 않아도 지휘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