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초기 미국의 ‘핀셋 작전’으로 최고 지도자를 잃은 이란이 저가 드론 수천 대를 대량 투입해 이웃 걸프 국가의 요격 미사일을 소진시키는 ‘벌떼 드론’ 전술로 전쟁의 장기화를 꾀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 파병을 통해 드론 중심의 현대전을 체험한 북한이 이런 전술을 분석해 다양한 미사일·방사포에 드론까지 ‘섞어 쏘기’에 나서면 한국의 방공망에 과부하가 걸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란이 사용하는 샤헤드 드론은 대당 3만달러(약 4400만원) 정도다. 이를 패트리엇 시스템으로 요격할 경우, 1기에 1350만달러(약 198억원)가 넘는 PAC-3 미사일을 써야 한다. 캐나다 기반의 드론 제조사 드라간 플라이의 캐머런 첼 최고경영자는 미 폭스뉴스에 “이란이 드론만 갖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는 없겠지만 전쟁을 질질 끌며 (상대국에) 정치적 압력을 가할 ‘비대칭 전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상당한 수량의 드론을 확보하고, 성능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조셉 버뮤데즈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부터 30년 이상 드론을 개발·생산해 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 자폭 드론 시험 등을 참관하며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신형 드론 개발을 더욱 독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를 탐지해 다층적 요격 체계로 제거하는 것을 기본 개념으로 설계된 방어망 ‘한국형 3축 체계’도 대대적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벌떼 드론’을 추격할 ‘요격 드론’이나 드론을 교란시켜 격추하는 전자전 또는 사이버전 수단도 충분히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란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걸프 국가들은 수천 달러 수준의 우크라이나 ‘요격 드론’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요격 드론은 시속 250㎞의 고속으로 비행하며 시속 185㎞ 수준인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추격해 격추시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 드론을 무력화하기 위해 전파 교란, 가짜 위성 신호 송출, 해킹 등의 수단도 동원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4일 신형 구축함 최현함의 함대지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김정은도 이를 참관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례적인 공개 행보에 나선 김정은은 “해군의 핵 무장화는 만족스럽게 수행되고 있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핵 무력을 과시하며 ‘우리는 이란과 달리 이미 핵 보유국’이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