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전 정부 때 크게 늘었다가 올 들어 1조원 삭감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관련 사업을 성과를 따져 구조조정하고, 원조 대상 국가들과 AI(인공지능)·문화 분야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무총리실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4차 국제 개발 협력 종합 기본 계획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4차 계획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적용된다.

김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글로벌 위기가 심화하고, 선진 공여국들은 원조를 축소하고 자국 중심주의도 심화하고 있다”며 “대내적으로도 (ODA) 규모에 걸맞은 내실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했다.

김 총리는 “선택과 집중, 성과의 제고, 새로운 추진 방식과 분야의 접목으로 혁신을 이행하겠다”며 “AI와 문화 등 새로운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고 했다.

또 “지난 정부에서 있었던 ODA 관련 여러 문제를 주시하고 계시는 국민께 각종 정보를 공개해 사업이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하겠다”며 “그것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 위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 협력을 추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ODA 예산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 편성된 2022년 예산에서는 3조7010억원이었으나, 2023년 4조7771억원, 2024년 6조2629억원, 지난해 6조501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ODA 예산 규모를 5조4372억원으로 1조638억원 줄였다.

정부는 이날 채택한 4차 계획에 따라, 지난해 1928개 추진하던 ODA 사업을 1763개로 줄이기로 했다. 무상 원조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도 지난해 41개 기관에서 올해 37개 기관으로 줄인 데 이어, 최종적으로 절반 이상을 ‘정비’할 계획이다. 정부는 “신규 및 기존 사업에 대해 성과 중심으로 강력한 구조 조정을 실시해 분절화와 비효율성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또 이전 정부 때 캄보디아에 대한 ODA 예산이 급증한 것을 두고 김건희 여사를 통한 청탁 의혹이 제기되는 등 일부 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것을 감안해, 사업에 대한 정보 공개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각 사업의 의사 결정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고 전 과정의 기안자·결재자·지시자를 명시하는 ‘사업 실명제’, 사업별로 코드를 부여해 추적·관리를 가능하게 하고 외부 개입 시 요청자와 요청 사항을 문서로 남기도록 하는 ‘기록 이력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사업별 예산을 확정한 뒤 사업을 추가하는 것을 금지하고, ODA 통합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 전 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과거 보건, 농촌 개발, 교육, 기후, 공공 행정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ODA 사업의 영역을 AI와 문화로 확장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 분야에 AI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 창출을 시도하고, ODA 대상국의 AI 인프라 구축을 돕기로 했다. 대상국의 문화예술 진흥 사업도 지원한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실무위원장인 김영수 국무1차장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문화를 전수하고 AI를 도입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국이 보유한 문화적 특성과 유산에 대해 ODA를 통해 지원하고 경험을 전수하는 차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