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류제명 차관과 면담하는 마이클 니드햄 미 국무부 고문/뉴시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의 측근인 마이클 니드햄 국무부 고문이 방한해 23일 외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고위급 인사들을 연쇄 면담했다. 루비오 장관의 상원의원 시절 6년간 비서실장을 지낸 니드햄은 현재 국무부의 장관 정책기획실장도 맡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니드햄이 “강경한 외교 정책의 실질적 총괄 집행자”라며 “루비오 장관과 거의 매일 대화하는 관계”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합의 이행 관련 현안을 포괄적으로 조율하러 방한한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미국은 대미 투자, 비관세 장벽 제거 속도에 문제를 제기한 반면, 한국은 안보 후속 조치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니드햄 고문은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조찬을 한 뒤,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했다. 양측은 팩트시트에서 도출된 한국의 원잠 도입, 우라늄 농축 권한 확대 등의 안보 합의 이행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정부는 미국 측 안보 분야 실무 협의단이 2월 말~3월 초쯤 방한하기를 희망하며 미국과 일정을 조율해 왔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날 오후 니드햄 고문은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도 만났다. 과기정통부는 양측이 “팩트시트 이행 사항 등 양국 간 주요 협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시하는 디지털 분야 비관세 장벽 등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주한 미국 대사관은 지난달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팩트시트에 명시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미국 기업 차별 금지’ 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한편 외교부는 정연두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24∼27일 미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측 인사들과 팩트시트에 기초해 한반도 문제 관련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국무부의 앨리슨 후커 정무차관, 토머스 디나노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 마이클 디솜브레 동아태 차관보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팩트시트 이행 외에 한미 연합 훈련 조정 등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