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경기도 파주 훈련장에서 자유의 방패(FS) 연합 연습 일환으로 열린 '한미 연합 공중강습 훈련'./조선일보DB

연합 훈련 축소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한미 연합 연습 ‘자유의 방패(FS)’ 실시 계획 발표가 연기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앞서 여권이 추진하는 비무장지대(DMZ)법과 한·미·일 훈련 등을 놓고도 양국 간 이견이 노출된 가운데, 상반기 정례 연습을 두고도 견해차가 드러난 것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와 주한미군은 ‘자유의 방패’ 연합 연습을 다음 달 9~19일 실시한다는 계획을 25일 공동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정부가 통상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한미 연합 야외 기동 훈련을 대폭 축소하자고 요청했고,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발표 자체가 미뤄졌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올해를 ‘남북 간 평화공존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훈련 축소 등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주한미군은 사전에 양국이 수립한 야외 기동 훈련 계획을 갑자기 수정하자는 제의에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훈련에 참가할 병력과 장비가 미국 본토 등에서 이동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이미 한국에 전개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측의 ‘한·미·일 공중 연합 훈련’ 제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일본을 제외하자’고 제안했던 사실도 이날 뒤늦게 확인됐다. 미국의 한·미·일 연합 훈련 제안을 받은 국방부가 시기적으로 어렵다고 난색을 표한 뒤, 일본을 빼고 한·미 훈련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군은 지난 16일과 18일 동해와 동중국해에서 일본 항공 자위대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 전략 자산인 B-52 폭격기 4대가 동원되는 공중 훈련을 실시했다.

미 공군 전략 폭격기 B-52H가 2024년 12월 서태평양에서 일본 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의 호위 속에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공중 연합훈련 일본은 빼고 하자” 한국, 美에 요구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회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 영상 축사에서 “한·미·일 협력이 보다 넓은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미국의 한·미·일 연합 공중 훈련 제안을 우리 정부가 거절했다는 조선일보 보도<2월 21일 A1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미 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은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제안을 일정상 수용할 수 없어 ‘훈련 조정’을 요구했지만 호응이 없었을 뿐, 정부가 ‘거절’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1일 본지 통화에서 “미국의 제의를 받고 설 연휴와 다케시마의 날 등이 있어 훈련을 앞당길 것을 요청했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이 제안한 일정이 설 연휴(15~18일)와 겹치고,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제정한 다케시마의 날(22일)도 머지 않아 조정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2023년 2월 22일 한·미·일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응 해상 연합 훈련을 하자,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다케시마의 날에 한·미·일 연합 훈련이 이뤄졌다’, 이 말을 듣고 이상하다 느끼지 않으면 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훈련이 해당 일자에만 가능하면 한·미 간 양자 훈련으로 하자고 역제안했는데, 미국이 ‘그러면 그냥 우리(미·일)끼리 할게’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소식통은 “훈련 제안을 완곡하게 거절하는 표현들이 있다”며 “미국은 한국의 일정 조정 및 ‘일본 배제’ 제안을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미국이 한·미·일 공중 훈련을 제안했지만, 우리 측이 소극적으로 대응해 한·미, 미·일 공군이 각각 훈련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변경안 제안 자체가 원 제안에 대한 거절”이라고 했다. 한 안보 전문가는 “한국이 ‘일본은 빼자’고 제안했는데 미국이 ‘차라리 한국을 빼겠다’고 했다면 그것도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