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재처리 권한 확대 등을 위한 한미 양국 간 협의가 이르면 이달 하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 측은 가급적 2월 중을 목표로 조속한 방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구체 일정은 확정된 건 아니지만 시점이 확정되는 대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 자료)의 안보 분야 이행 논의를 위해 방한할 미국 대표단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 원자력 협력, 조선 협력 등 여러 안보 분야를 포괄하는 범정부 형태로 꾸려질 전망이다. 박 대변인은 “미국 대표단은 모든 문제를 다 협의할 수 있는, 모든 관련 부처가 다 포함된 범정부 대표단이 되겠다”고 했다. 미 측 대표단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에너지부, 전쟁부(국방부) 등 관련 부서 인사들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 정부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국방부 주도로, 농축·재처리 등 원자력 협력은 외교부 주도로 각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국방부는 이날 군사용 원자로와 핵연료 등 원잠의 특수 요소를 관리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고도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방부 등 10개 부처·기관이 참석하는 ‘핵추진 잠수함 범정부 협의체’가 발족한 후 국방부는 실무를 뒷받침하기 위해 무기 도입을 총괄하는 전력정책국에 한시 조직인 ‘핵추진 잠수함 획득 추진팀’을 신설했다.
그러나 미국 대표단의 방한이 최종 성사되더라도, 한미가 어떤 방식으로 여러 이슈를 논의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모든 문제를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함께 논의할 수도 있고, 또는 세션을 나눠서 논의할 수도 있다”면서 “미국 에너지부의 경우 원잠과 농축·재처리를 다 다뤄 그 입장에서 보면 양 이슈를 다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미측이 이번에 오면 실질적 토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얘기를 저희한테 여러 번 하고 있기 때문에 상견례 차원의 미팅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 간 관세·통상 현안이 쟁점으로 부상한 만큼 안보 분야 미국 대표단 방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