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인 노동당 9차 대회를 2월 하순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정치국은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를 2026년 2월 하순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개회할 데 대한 결정서를 전원 찬성으로 채택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지난 7일 정치국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노동당 내 핵심 권력기구인 정치국 회의를 통해 당대회 일정을 확정하면서 북한은 당대회 개최를 위한 실무적 절차를 사실상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는 김정은 위원장 위임에 따라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집행했으며 박태성, 최룡해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리일환, 박정천, 김덕훈, 최선희 등 정치국 위원들이 참석했다. 고령(78세) 등을 이유로 제2선으로 물러났을 것으로 추정됐던 리병철 당 군수정책담당 총고문도 포착됐다.
이번 9차 당대회에서는 지난 5년간의 성과를 결산하고 향후 5년간의 대내·대외 정책 방향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대미 등 대외 정책에서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오는 4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이번 당 대회 연설을 통해 북·미 대화의 조건을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비핵화의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에 기초해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대남 노선과 관련해선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관련 추가 언급이 있을 수 있다.
대내적으론 핵무력 강화 및 재래식 무기 현대화를 위한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직전 8차 대회에서 김정은은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과 함께 고체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등 전략무기 최우선 5대 과업 추진 방향을 공식화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북한은 “최강의 핵전략무기체계”라며 고체연료 기반의 ICBM ‘화성-20형’을 공개했다.
‘당·국가 체제’인 북한에서 당 대회는 국정 운영 방향과 주요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 결정 기구다. 1946년 8월 1차 당 대회 이후 2021년 1월 8차까지 8차례 열린 것으로 전해진다. 1980년 10월 열린 6차 대회에서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 선포됐다. 김정일은 집권 기간 단 한 차례도 당 대회를 열지 않으며 ‘은둔’ 이미지를 얻었다. 반면 김정은은 2016년 36년 만에 당 대회(7차)를 부활시켰고, 5년 간격으로 열고 있다.
당 대회가 끝나면 이어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김정은이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비워져 있던 주석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9차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거쳐 김정은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 직책이 공식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2024년 9월 이후 김정은을 ‘국가수반’으로 지칭해 왔는데, 이는 1974년과 1992년 개정 헌법에 규정된 ‘주석’ 역할과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