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한미 관계가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한국 정부의) 통상 공약 이행과 관련해 (트럼프 정부)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상황을 솔직히 공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이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5일(현지 시각)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루비오 장관이 한미 관계 전반을 살피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저에게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 발언을 소개했다. 비공개 외교 회담에서 나온 발언을 우리 고위 당국자가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조 장관은 대미 투자를 포함한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합의 이행 의지는 확고하고, 법안 처리 속도를 늦추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루비오 장관에게) 설명했다”고 했다. 조 장관은 또 한미 간 안보 분야 합의 사항인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등의 조속한 후속 조치 이행을 당부하면서 “통상 측면의 이슈로 안보 등 여타 분야 협력이 저해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지난해부터 보류돼 있던 17개 대북 인도 지원 사업의 제재 면제를 승인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오는 4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