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본지 인터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문제와 관련해 “많은 가족이 자신의 아들이 전쟁터에 보내졌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으며, 많은 어머니가 아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방한 중인 살몬 보고관은 6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러시아 파병) 북한군 병사들의 식량, 영양실조, 의료 서비스 등 자체적인 처우도 매우 열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북한 내에서든, 혹은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든 이들을 돌봐야 할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했다.

살몬 보고관은 조만간 발간할 보고서에도 북한군 3명의 장성을 포함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의 인권 문제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살몬 보고관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대북 대화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 “인권 문제는 무엇보다 법적 의무다. 우리는 법적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고 했다. 대내외 환경과 상관없이 제기해야 하는 의무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은 이미 충분히 문서화돼 입증됐다”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그 어떤 노력도 결국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평화는 단순히 전쟁을 피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평화란 모든 이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장되는 상태를 말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 내부 인권 상황에 대해선 “실제로 악화되고 있다”며 “식량 접근권이 큰 문제인데, 중앙 집중식 식량 배급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많은 이들이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했다.

살몬 보고관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에 호응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선 “정당한 사유 없이 인도적 지원을 거부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국제사회 지원을 대부분 거절하고 있다.

살몬 보고관은 인터뷰에 앞서 1시간 동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에 대해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고문이나 학대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잘 기록돼 왔다”며 우크라이나가 제3국행 또는 망명 허용 등 국제법을 준수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3자 협상에서 합의된 포로교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살몬 보고관은 미국과 한국, 북한의 대화가 북한 인권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북측을 고립에서 꺼낼 기회는 어떤 기회가 됐든 긍정적으로 볼만한 사안”이라며 “다만 대화할 상황이 생긴다면 인권을 대화 일부로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지속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해선 “이동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며 북한 국민의 출국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페루 출신 국제법 학자인 살몬 보고관은 지난 2일 공식 방한해 김진아 외교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차관 등 한국 정부 인사와 탈북민, 시민사회 관계자 등을 만났다. 이번 방한 결과를 바탕으로 3월 유엔 인권이사회와 9월 유엔 총회에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