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확인됐다. 열병식 준비 장소로 사용되는 평양 동부 미림훈련장 일대에서는 수백 명 규모의 인원이 북한 노동당의 상징인 낫·망치·붓 대형으로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낫·망치·붓은 각각 농민, 노동자, 지식인 계급을 뜻하며 교차한 낫과 망치 사이로 붓이 서 있는 이 북한 노동당의 문장(紋章)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신의주 온실 종합 농장 준공식에서 청년들에게 “당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 평양에서 다시 만나자”고 한 만큼, 이달 중 당대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미림훈련장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병사 수백 명이 행진 연습을 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림비행장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김일성광장을 모사한 훈련장으로,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시위를 준비할 때 주로 활용하는 장소다.

우리 군이 파악한 동향도 이와 일치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열병식 행사를 과거에 준비했던 미림비행장(훈련장)이나 김일성 광장 등에서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민간 행사 차원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약 1만5000명 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인 2만여 명이 동원됐던 2015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이나 2022년 건군절 열병식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당대회를 계기로 한 열병식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관측이다.

5년마다 열리는 노동당 대회는 향후 5년간 북한의 대내외 정책 방향을 정하는 최대 규모 정치 행사다. 지난달 24일 기초당 조직과 시·군당 조직의 대표자 회의가 개최됐고 같은 달 30일에는 당 중앙위원회 본부 회의가 열렸다. 통상 이런 회의 이후 2~3주 내에 당 대회가 개최된다.

다만 이번 열병식에 지난해 10월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신형 전략무기가 등장할지는 불분명하다. 정규군이 아니라 예비군 격인 ‘노농적위군’ 등이 전면에 나서는 민간 행사 형태로 열병식을 개최하면, 신형 무기 체계 공개는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는 병력 약 1만6000명과 12종·60여 대의 장비가 동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