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30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橫須賀)의 일본 해상자위대 총감부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과 국방장관 회담을 했다.

미 해군의 최대 전진 배치 부대인 미 7함대 사령부가 있는 요코스카는 동북아의 군사·안보 요충지 중 하나로,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이곳 주일 미군 기지를 방문했다. 안 장관은 회담에 앞서 미 7함대를 방문해 요코스카를 모항(母港)으로 하는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에서 패트릭 해니핀 7함대사령관과 굳건한 한미 동맹과 연합 작전 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일 정상 ‘드럼 외교’ 이어 한일 국방 ‘핑퐁 외교’ 안규백(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30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해상자위대 총감부 청사에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마친 뒤 넥타이를 풀어 놓고 탁구를 치고 있다. 탁구가 취미인 안 장관을 위해 고이즈미 방위상이 마련한 자리로, 두 장관은 2대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안 장관이 “다른 나라 장관과는 처음이지만 탁구는 매일 치고 있다”고 말하자, 고이즈미 방위상은 “더 연습하겠다”고 했다. /국방부

고이즈미 방위상은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요코스카에서 처음 회담을 한 데 대해 “양국 간 새로운 방위 협력의 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장관은 “(한일이)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다음 달 8일 총선을 앞두고 유세 중인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압승을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일본이 한국 공군 특수 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독도 인근 비행 훈련을 문제 삼으며 한때 전면 중단됐던 한일 국방 교류도 복원되는 모습이다.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근해에서 선박 조난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상정한 한일 수색·구조 훈련(SAREX)을 9년 만에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1999년부터 격년으로 실시된 이 훈련은 양국 갈등 탓에 2017년을 끝으로 중단돼 있었다.

이날 우리 공군 C-130H 수송기 1대가 사우디 국제방위산업전시회 참가를 위해 이동 중 엔진 출력 저하가 감지돼 일본 오키나와 나하기지에 비상 착륙하는 일도 있었다. 안 장관은 회담에서 이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일 장관은 앞으로 매년 상호 방문 및 국방장관 회담을 하고 인공지능(AI)과 무인 체계, 우주 등 첨단 분야 협력을 위해 국방 당국 간 논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안 장관은 회담 후 고이즈미 방위상과 탁구 대결도 했다. 지난 13일 한일 정상의 드럼 연주 이후 한일 고위급 간 ‘소프트 외교’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고이즈미 방위상은 지난 15일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과 나란히 팔굽혀펴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