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소형 드론 및 로봇 등 유무인 체계 운용 실험 부대인 ‘드론유닛’ 부대를 창설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방부 장관 직속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미래전략 분과위가 지난 20일 “각 군과의 기능 중복에 따른 비효율”을 이유로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 폐지를 권고한 가운데 육군 자체적으로 드론 운용 능력 강화를 위해 시범 부대 운용에 나선 것이다. 드론작전사령부가 폐지 수순에 들어가면서 우려됐던 ‘기능 중복’ 문제가 제기된다. 이미 육군은 드론 실증을 위해 지작사 예하 ‘드론봇전투단’과, 소형·대(對)드론 분야 실증 전담 부대인 36사단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양주시 가납리비행장에서 열린 2023 아미 타이거 드론봇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드론 600여대가 드론 동시 이륙 기네스 도전을 위한 이륙을 하고있다.(자료사진)/ 고운호 기자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육군은 지난 28일 11사단 예하 기계화보병 부대 중 1개 중대를 ‘드론유닛’으로 지정했다. 군 관계자는 “미래 전장 환경에 맞춰 전투 수행 방식 전환을 위한 전술적 수준의 실험 부대”라고 했다. 육군은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드론봇전투단’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육군 36사단은 소형·대(對)드론 분야 실증 전담 부대 1호로 지정됐다. 기능 중복이 아니냐는 질문에 육군 측은 “드론유닛은 미래 군 구조 적용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기반의 네트워크·로봇·사이버/전자기 능력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부대”라며 역할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전투 실험을 마치고 그 결과 분석을 토대로 드론 활용 방안을 확장해 나가야 하는데 드론봇전투단과 36사단 전담 부대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드론사 폐지’ 우려가 터져 나오자 각군이 급급하게 드론 관련 성과를 내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안규백 국방 장관이 ‘50만 드론 전사 양성’을 주장했으니 군별로 뭐라도 해야 한다며 성숙하지 않은 정책을 내놓고,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안 장관은 지난해 “50만 드론 전사 양성”을 주장했고, 자문위도 드론사 해체 후 “드론 전투 발전 방안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육·해·공군, 해병대가 최초로 합동 전투 부대를 구성해 통합 작전에 나섰던 드론사 폐지 후, 어떤 ‘통합 방안’을 추진할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것이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소형드론·대(對)드론 분야 실증 전담부대 1호 지정식에서 안규백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육군 36사단이 드론 실증 전담 부대로 지정되고 있다. /육군

늘어나는 각종 임무별 드론, 지상 장비 등 유무인 체계 수요에 맞출 수 있는 각종 도입 사업 추진, 진행 중인 무인 체계 전력화 사업들의 조속한 전력화 착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사단 ‘드론 유닛’은 근거리 정찰 드론·소총 조준 사격 드론·다족 보행 로봇 등을 보유하고, 일부 전력화 이전인 시제 장비 등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사가 도입했던 폴란드산 자폭 공격 드론 ‘워메이트’ 등 현대전의 총아로 떠오른 소형 공격 드론은 없다고 한다. 군이 각종 훈련 홍보 영상에서 활용하는 다목적 무인 차량은 ‘드론 유닛’이 활용할 전망이지만 양산 전 단계인 시제품에 불과하다.

군 소식통은 “이전에 군이 활용하던 드론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수준”이라며 “각종 유무인 드론 도입 사업 추진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실증 부대만 늘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해 공개한 병종별 전술종합훈련 장면에서 북한 병사들이 소형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노동신문

육군 관계자는 “드론유닛은 드론사 폐지 권고 이전부터 창설을 준비했던 것으로 관련이 없다”며 “11사단은 병사가 장갑차를 타고 기동하는 ‘기계화보병’인 만큼 기존 보병 중심 36사단과는 전투 실험 영역이 다르다”고도 했다. 또 장비에 대해서는 “향후 실험을 통해 보충 및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방 부대 관계자는 “북한군은 동계 훈련 기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실전 경험을 토대로 우리 최전방 인근 지역에서 드론을 활용한 훈련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 매일 같이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며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 우위도 드론을 통해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