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은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 상대 관세 재인상을 예고한 데 대해 “이를 합의 파기라고 보기는 어렵고, 앞으로 우리가 조치해 나가면서 미측에 잘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합의 파기인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조 장관은 “이런 과정은 재협상이 아니라 기존 조인트 팩트시트의 충실한 이행을 서로 협의해 나가는 것이라고 보면 좋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 시각)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한미 간의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했다.
조 장관은 미국의 기류 변화를 미리 감지하지 못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SNS 발표에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변화된 미국의 의사 결정 구조, 이를 발표하는 시스템, 이런 것이 우리가 그걸 잡아낼 수준의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런데 화들짝 놀라서 우리 스스로 입장을 약화시킬 필요는 없다”며 “미국 정부 내 미묘한 변화까지도 잘 파악하도록 지속적 노력은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한 한미 협의와 관련해 “미국에서 협상팀이 2월에 올 가능성도 있고, 일정상 어렵다면 우리가 갈 계획도 있다”며 “가급적 빨리 협상을 마치고 건조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북핵과 관련해 “핵 군축 협상”을 거론한 데 대해 “군축이냐, 핵군축 협상이냐 이런 것은 나쁘게 말하면 용어의 장난”이라며 “원칙은 같다. 목표는 물론 비핵화”라고 했다.
이어 “비핵화를 먼저 얘기하면 잘 안될 테니 표현을 순화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자는 입장에는 한미 간 이견이 전혀 없다”고 했다.
조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 시간을 두고 평가하고 참여하겠다는 정도”라고 했다. 일각에서 평화위가 유엔을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선 “아무리 유엔이 마비된 상태라고 해도 대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조 장관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에 대해선 “당초 태평양 국가 간 만들어진 것인데 최근 영국이 가입했다. 우리도 어느 특정 산업 분야에 어려움이 있어도 가입해야 한다. 베트남도 했는데 우리가 뭘 무서워하는가”라고 했다.
조 장관은 외교부와 산업통상부 산하 통상교섭본부의 분리로 통상 교섭에 부처 간 칸막이가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 “외교부 직원은 통상교섭본부가 떨어져 나간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고, 지금도 외교부로 돌아온다면 통상 협상을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조직 문제를 거론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기회가 되고 여건이 성숙됐다고 생각할 때 (통상교섭본부 재편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