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미국과 공동 행동을 하겠다고 밝혀, 중·일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에도 대만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6일 밤 TV아사히에 출연해 대만과 일본은 아주 가까운 거리라며 “거기서 큰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대만에 있는 일본인과 미국인을 구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거기서 공동 행동을 취할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군이 공격받았을 때 일본이 무엇도 하지 않고 도망치면 미일 동맹은 무너진다”고 했다.
27일 엘브리지 콜비 미 전쟁부(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의 방일을 앞두고 미일 동맹을 강조한 것이지만, 중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자국민에게 다음 달 15~23일 춘제(春節) 연휴에 일본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표면적 이유는 중국인을 향한 범죄 등 치안 불안과 지진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이 방송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고 북한과 러시아 관계도 긴밀하다”며 “모두 핵보유국”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거기에 일본은 국토를 꾸리고 있다는 현실이 있다”며 “외교를 강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나온 말이지만, 중국·러시아뿐 아니라 북한까지 핵보유국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한미와 마찬가지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밝혀왔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미·북 대화 추진 과정에서 북한을 ‘핵 보유 세력(nuclear power)’이라 부른 데 이어, 다카이치 총리도 북한을 “핵 보유국”의 하나로 거론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나”라며 군축 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사토 케이 관방부장관은 이날 “일본 정부의 입장에 아무런 변화는 없다”며 일본은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사토 부장관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안보 환경을 전체적으로 언급하는 가운데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취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