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27일 밝혔다. 미국 엘브리지 콜비 미국 전쟁부(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국한 직후, SRBM을 발사한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4일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날 긴급 안보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위반하는 도발 행위로,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합참과 일본 방위성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평양 북방 일대에서 SRBM 여러 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장으로 사용하는 함경북도 화대군 해상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발사된 SRBM은 약 350㎞를 비행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탄도미사일 추정 물체가 모두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하여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일 측과 ‘북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군은 미사일의 종류와 비행 거리, 고도 등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다.

이번 북한 도발은 콜비 미 국방차관이 25~27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전 출국한 이후 이뤄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SRBM의 일종인 600㎜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사거리가 400㎞ 남짓으로 알려진 초대형 방사포는 한국 타격만을 겨냥한 무기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00㎜ 초대형 방사포 생산 공장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당시 김정은은 이 방사포가 “타격의 집중성과 불의성으로 적을 초토화할 수 있으며 전략적 공격 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초강력적인 무기 체계”라고 말했다. 북한은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600㎜ 방사포에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부각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4일에도 동해상으로 ‘화성-11마’로 추정되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SRBM인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계열 발사체에 극초음속 활공체를 결합한 형태로 추정됐다. 당시 약 900㎞ 비행한 뒤 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