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신원식 국방부장관이 드론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이보형(소장) 드론작전사령관으로부터 전력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 국방부

국방부 장관 직속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미래전략 분과위가 20일 발표한 권고안에서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를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2023년 9월 창설된 드론사는 2년 4개월여 만에 해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해체 권고의 표면적 이유는 “각 군과의 기능 중복에 따른 비효율”이지만, 12·3 비상계엄 관련 ‘적폐 청산’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 여건 조성을 위해 2024년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다며 일반이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전 방첩사령관·드론작전사령관도 기소됐다. 이어 민관군 자문위가 지난 8일 방첩사 폐지를, 이어 이날 드론사 폐지를 권고했다.

국방부는 이날 “현대전 양상에서 드론 전사 양성의 중요성은 국방부도 깊이 공감한다”며 “(드론사 해체는) 권고안이지 국방부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달 초 장성 인사에서 소장이 맡던 드론작전사령관 자리에 육군 준장을 직무대리로 보임하며 사실상 드론사 해체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사 창설은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공지능(AI) 탑재 드론의 광범위한 공격력이 확인되고, 그해 12월 북한이 보낸 드론이 서울 대통령실 상공까지 침투한 이후 결정됐다. 군 일각에선 “북한이 먼저 서울에 드론을 보냈는데, 대응하던 드론사만 해체해 미래 핵심 전력인 드론 운영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박상훈

◇‘50만 드론 전사’ 양성하겠다면서, 드론사령부 먼저 없애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드론은 수십 년 만에 나온 전장의 가장 큰 혁신으로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사상자 대부분을 발생시켰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드론 시험을 지속 참관하며 자폭 드론의 대량 생산과 AI 기술 발전을 지시했다. 이처럼 드론이 미래전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 무기 체계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안 없이 드론사만 폐지하면 우리 군이 드론 운용을 ‘금기’로 여기는 등 활용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50만 드론 전사 양성”을 주장했고, 자문위도 드론사 해체 후 “드론 전투 발전 방안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문제는 육·해·공군, 해병대가 최초로 합동 전투 부대를 구성해 통합 작전에 나섰던 드론사 폐지 후, 어떤 ‘통합 방안’을 추진할지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앞으로 드론을 개인 화기처럼 쓰는 것이 목표라면 별도 사령부는 필요하지 않다”며 “소총 작전 사령부가 없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드론 전술·전략을 연구하고 규모가 큰 작전을 기획·통제할 조직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소대·중대·대대급을 넘어서는 작전은 전략사령부나 군단급에서 체계적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술·전략 등을 연구하고 드론 활용법을 지원하는 조직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민관군 자문위 헌법 가치 정착 분과위는 위법한 명령에 대한 거부권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군인복무기본법을 개정하라는 권고도 했다. 위법한 명령은 거부해도 항명죄 등으로 처벌받지 않게 면책 규정을 두고 일선에서 이를 판단할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자문위는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합동작전사령부’를 창설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평시에는 한국군 합참의장, 전시에는 미국 측 한미연합사령관이 작전권을 행사한다. 전작권 전환 이후 이것을 한 명이 행사하도록 새 사령부를 만들어 합참의 작전권을 주라는 것이다. 자문위는 미래 국방전략 개념과 관련해 “‘주변국과의 분쟁’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민관군 자문위는 또 합참 예하 전략사령부를 대통령·국방부 장관 직속 부대로 변경해 ‘현무 5’와 같은 전략 자산을 보유하도록 재정립하고, 미래전 양상을 고려해 우주사령부를 창설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다만 한국군에 우주 관련 군사 자산은 거의 없어, 우주사령부를 창설해도 당분간은 ‘군(軍) 위성 관리 사령부’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