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9일 소장 41명과 준장 77명에 대한 진급 인사를 발표했다. 준장 인사는 통상적 수준이지만, 소장 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였던 2017년 인사(42명) 이후 최대 폭이다. 이례적 인사도 많아 12·3 비상계엄 이후 군 장성 물갈이 기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중장 인사에서는 정원 31명 중 20명이 교체됐다.
지난 정부 시절 해병 순직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항명’ 혐의를 받았던 박정훈 해병 대령은 이번 인사에서 준장으로 진급했다. 박 준장은 국방부 조사본부 본부장 직무대리로 보직될 예정이다. 해병대 군사경찰(헌병) 병과에서는 사상 첫 장성 진급이다.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전사 헬기의 서울 진입을 지연시켰던 김문상 육군 대령도 준장으로 진급했다. 반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이후 서울 국방부로 출발한 이른바 ‘계엄 버스’에 탑승했던 인원 중에서는 지난해 11월 중장 인사에 이어 이번에도 진급자가 없었다.
이번 육군 준장 진급자 53명 중 비육사 출신은 23명(43%)으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 특기가 우대받는 공군에서는 통상 준장 진급자의 25% 정도만 비조종 병과인데, 이번에는 준장 진급자 11명 중 45%인 5명이 비조종 병과였다. 여성 장성 진급자도 역대 최다인 5명(소장 1명·준장 4명)이 나왔다.
육군의 경우 수십 년간 보병·포병·기갑·정보 장교만 사단장을 맡아 왔지만, 이번에는 공병 병과 출신인 예민철 준장이 소장으로 진급하며 55사단장이 됐다. 해병대 박성순 소장도 기갑 병과 출신 최초로 해병대 사단장에 보직됐다. 공군 김헌중 소장은 전투기 후방석 조종사 지속 요원(장기 복무자) 출신으로는 1990년대 이후 처음 소장으로 진급했다. 육군 이충희 대령은 병 또는 부사관 신분에서 장교로 임관하는 간부 사관 제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최초로 간부 사관 출신의 준장 진급자가 됐다.
군 소식통은 “바꿔 말하면 육군 작전 특기 및 공군 조종사 출신 등 유사시 최전선에서 전투를 담당해야 할 특기가 불이익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며 “현재 안보 상황을 고려하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