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로 인한 미중 갈등, 대만 문제로 인한 중일 갈등 국면에서 한국이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압박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여러분이 새롭게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중국이 항상 하는 말 중 하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위 실장 답변처럼 시 주석은 2020년대 들어 “역사의 올바른 편”이라는 표현을 신년사나 정상회담 등에서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선 6일 “중국이 베네수엘라 사태와 대만 문제에 대해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가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 2020년 기업인들과의 심포지엄에서 세계화는 역사적 대세라며 “우리는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설 것”이라고 했다. 이후 신년사나 작년 9월 전승절 열병식 등에서 중국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시 주석은 작년 싱가포르와 프랑스, 2023년 캄보디아와 브라질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상대국 정상을 향해 “역사적으로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작년 11월 이 대통령 취임 후 경주에서 처음 열린 한중 회담에서 시 주석은 모두 발언을 통해 “공동 이익을 확대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11월 한중 정상회담이 3년 만에 열렸을 때 시 주석은 “지역 평화 유지, 세계의 번영 촉진하는 데 중요한 책임”이 있다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기 원한다”고 했다. 2024년 11월 회담 땐 “국제 및 지역 정세가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어떠한 정세 변화에도 상호 이익과 공영 목표를 고수해야 한다”고 했다.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 배치 이후 한중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열린 2017년 11월 문재인 정부 때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시 주석은 “한중 관계가 중대한 시기에 처해 있다”며 “중대 이익 관련 문제에서 양측은 역사에 책임지고 한중 관계에 책임지며 양국 인민에 책임지는 태도로 역사 검증을 견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용한 “역사의 올바른 편”이라는 표현은 중국 고위 당국자나 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 상대국에 ‘중국 입장을 존중할 것’을 압박할 때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