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이 이뤄진 직후인 4일 오전,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약 900㎞ 비행 후 탄착했는데,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마’의 최대 사거리를 검증하는 발사 시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은 ‘화성-11마’를 지난해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했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와 관련해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가 오랫동안 수없이 목격해온 미국의 불량배적이며 야수적인 본성을 다시 한번 뚜렷이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사례이자,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이번 도발은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날에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된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겨냥해 ‘우리는 그렇게 쉽게 당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한·중 정상회담에 비핵화 의제가 올라갈 상황에서 굳이 탄도미사일 도발로 중국을 자극할 필요는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7시 50분쯤 북한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900여㎞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은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측 분석에 따르면 미사일 두 발은 최고 고도 50㎞로 900~950㎞를 비행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22일 ‘극초음속 비행체’ 2발을 발사했고, 당시 400㎞ 지점 목표를 타격했다. 이번에는 900㎞에 달하는 사거리를 통해 한반도와 일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한 셈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이 발사한 SRBM은 두 발로, 이날 극초음속 탄두부 장착 미사일로 볼 수 있는 회피 기동을 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마하 5 이상의 빠른 속도와 변칙 기동 탓에 요격하기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다면, 현재 우리 방공망은 무력화될 수도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날 국방부·합참 등 관계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한 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위반하는 도발 행위인 바,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